‘위장 청산’ 의혹 한국와이퍼 노동자 단식··· “덴소코리아 특별근로감독하라”
‘위장 청산’ 의혹 한국와이퍼 노동자 단식··· “덴소코리아 특별근로감독하라”
  • 정다솜 기자, 천재율 기자
  • 승인 2022.11.08 07:58
  • 수정 2022.11.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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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국회 앞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제창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위장 청산’ 의혹을 받는 ㈜한국와이퍼블레이드(한국와이퍼)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와이퍼분회는 “실제 사용자인 덴소코리아를 뺀 특별근로감독은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며 7일 국회 앞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한국와이퍼분회(분회장 최윤미)는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단식농성은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 분회장과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 지부장이 함께한다. 

일본 자동차 부품기업 덴소가 100% 지분을 가진 한국와이퍼는 덴소코리아(한국와이퍼의 영업권 보유)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2차 벤더다. 지난 7월 한국와이퍼는 반복되는 적자, 미래차 산업 전환 등을 이유로 청산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와이퍼 노사는 지난해 9월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고 명시된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덴소코리아와 덴소와이퍼시스템 대표이사는 연대책임자로 이 합의이행을 보증하겠다고 서명했다. 

그런데 한국와이퍼의 청산계획은 ‘기획 청산’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20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한국와이퍼의 내부 문건을 통해 확보한 △2년 전부터 계획된 청산 발표 △파업 대비 대체생산 준비 △임원진 및 관리자급의 ‘구조조정 성공보수’ 적용 등을 들어 “한국와이퍼의 청산이 치밀하게 짜여진 시나리오로 볼 수밖에 없다. 덴소가 책임을 회피하기 전에 관계당국이 위법사항에 대해 즉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안이 논의됐다. 국정감사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회사가 부제소 합의를 전제로 희망퇴직을 유도했다면 노조활동에 대한 지배개입의 의혹이 없지 않다”라며 “단협위반, 대체근로금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대상으로 한국와이퍼를 지정했다. 

이 가운데 한국와이퍼분회는 한국와이퍼뿐 아니라 덴소코리아도 함께 특별근로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와이퍼분회는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 덴소코리아와 한국와이퍼 간 내부기밀 문서가 폭로됐다. 덴소코리아는 한국와이퍼 노사관계를 직접 지배 개입해왔고, 한국와이퍼의 단협 한 구절 한 구절을 결정해왔단 과정이 문서로 남아 있다”며 “한국와이퍼 기획 청산과 대량해고, 각종 노조법 위반행위의 경우는 현재 불법대체생산을 주도하고 있는 덴소코리아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결이 어렵다. 덴소코리아를 특별근로감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와이퍼분회는 덴소코리아의 와이퍼 사업부 매각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덴소코리아의 와이퍼 사업부 매각처로 추정되는 현대차 1차 벤더인 DY오토는 덴소코리아의 와이퍼시스템에 대한 전체 영업양수를 하면서 왜 한국와이퍼만 양수를 하지 않는지 의혹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와이퍼분회는 덴소코리아 화성공장에선 와이퍼 핵심부품인 모터를, 한국와이퍼가 와이퍼 암·블레이드를, 협력사인 EHE가 와이퍼 링케이지를 생산하는 시스템화된 구조에서 금속노조가 조직된 한국와이퍼만 영업양수를 하지 않고 청산하는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와이퍼분회는 “와이퍼시스템에 대한 영업양수인데 한국와이퍼만 양수를 하지 않는 건 고용승계를 피하기 위해 노조 해산과 인적 청산을 목표로 한 불법매각이 노골적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매각처로 추정되는 DY오토가 불법 대체 생산에도 깊숙이 관계돼 있어 (사측이) 매각처와 함께 공동모의로 불법행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DY오토엔 현재 노조가 없고 노사협의회가 운영되고 있다.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최윤미 분회장은 “한국와이퍼 노동자들은 올해 12월 31일자로 청산을 위한 통상해고자가 된다. 노동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해고를 당한다면 그건 사회적 타살이라고 생각한다. 타살엔 반드시 범죄자가 있고 그 범죄자는 처벌받아야 한다”며 “지금 한국와이퍼에만 실시되는 특별근로감독으론 범죄자를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단식 투쟁을 결의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한국와이퍼 직원은 약 280명이며 금속노조 조합원은 약 230명이다. 

이규선 지부장은 “어떻게 하면 위장 청산을 철회하고 조합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해봤지만 우리가, 내가 어떻게 해서라도 자본의 벽을 넘을 수 없겠단 절망감이 엄습하고 있다”며 “절박한 마음으로 한국와이퍼분회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최윤미 분회장은 “덴소코리아와 DY오토가 함께 노동조합과 교섭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단식 해제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최윤미 한국와이퍼분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이 한국와이퍼 단식농성을 진행할 농성장이 설치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이 한국와이퍼 단식농성을 진행할 농성장이 설치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몸피켓을 착용하고 있다. 몸피켓에는 '위장청산 철회, 불법대체생산 중단, 덴소코리아 특별근로감독 실시, DY오토 불법매각 중단'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규선 금속노조 경기지부장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위장청산철회, 불법대체생산중단 한국와이퍼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몸피켓을 착용하고 있다. 몸피켓에는 '위장청산 철회, 불법대체생산 중단, 덴소코리아 특별근로감독 실시, DY오토 불법매각 중단'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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