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생에 휴가 가능?.... “주69시간 과로에 ‘청년’ 팔지 마”
이번 생에 휴가 가능?.... “주69시간 과로에 ‘청년’ 팔지 마”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03.09 14:56
  • 수정 2023.03.0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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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청년 조합원, 윤 정부 노동시간 개편 직격
“장기휴가로 보상한다고? 현실을 모르는 소리”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라’는 정부의 장시간 노동 정책을 ‘청년 팔이’로 포장하지 말라는 비판이 나왔다.

9일 민주노총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은 ‘과로사 조장법’에 불과하다”며 “정부·여당은 더 이상 MZ세대 운운하며 청년을 위한 정책인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지난 2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청년들이) 일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쉴 수 있도록 근로시간을 유연화하겠다“고 밝혔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7일 “20‧30 청년층 같은 경우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판의 목소리는 청년 조합원 중심으로 나왔다. 제치성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도건설지부 시스템 팀장은 “딱 하루만 건설 현장에 나와 일해 보면 자신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비인간적 정책을 수립하고 있는지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치성 팀장은 “선배 건설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이 쌓이고 쌓여 몸이 성한 사람이 거의 없다”며 “고강도 노동을 하고 나면 쉬는 날도 쉬는 날이 아니다. 병원에서 진료받고 요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겨래 민주노총 경기본부 미조직비정규직 차장은 “나랏일 한다는 사람들은 유행 좇아 ‘MZ’라는 말로 청년을 지칭하며 너도나도 ‘청년 생각한다’, ‘청년이 나라의 미래’라며 비위를 맞추지만 정작 꺼낸 꺼내놓은 정책은 이 꼴”이라며 “우리 바람은 사람답게 일하도록 일하는 시간 줄이고, 사람답게 살만큼의 실질 임금을 보장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앞서 고용노동부는 주52시간(법정 노동시간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제를 허무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노동부는 해당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다.

개편안은 노사합의를 거쳐 현행 ‘주’ 단위로 한정한 연장노동시간(12시간) 단위를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장에서 연장노동시간 단위를 ‘월’로 바꿀 경우 노동자에 부여되는 연장노동 시간은 52시간(12시간×4.345주)이다. ‘분기(3개월)'는 140시간, '반기(6개월)'는 250시간, '연(12개월)'은 440시간 등이다.

이 경우 한 주 최대 69시간 일하되, 업무 간 ‘11시간 연속휴식’ 시간을 부여받는다. 11시간 연속휴식 없이 64시간 일하는 방식도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정부 스스로 건강 보호 조치로 내세웠던 ‘휴식권’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이를 두고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통해 쌓아둔 연장노동시간을 임금이나 휴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노동부는 “제주 한 달 살기 등 장기휴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있는 연차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장기휴가는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느냐”며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 후에 찾아오는 휴가가 과연 제대로 된 휴가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양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사용자가 모든 권한을 가진 사회에서 최소한의 노동자 권리를 보장하고, 노동자들이 사용자들의 일방적 지시와 노동 강요에 맞서 그나마 버티게 한 게 근로기준법이다. 그마저 이처럼 개악된다면, 기울어진 노사관계서 특히 힘없는 청년, 비정규직, 노조 없는 노동자는 죽음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노동시간 개악 저지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과로사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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