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100人 "반헌법적 노동탄압으로부터 건설노동자 지킬 것"
변호사 100人 "반헌법적 노동탄압으로부터 건설노동자 지킬 것"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04.06 17:52
  • 수정 2023.04.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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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탄압 대응 100인 변호인단' 발족
"적극적 대응으로 정부 노동탄압 막을 것"
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건설노조 탄압대응 100인 변호인단'의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여와혁신 김광수 기자 kskim@laborplus.co.kr
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건설노조 탄압대응 100인 변호인단'의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여와혁신 김광수 기자 kskim@laborplus.co.kr

정부가 건설 현장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대상으로 압수수색·구속수사 등을 하는 가운데 100인의 변호사가 변호인단을 만들어 정부의 건설노동자 탄압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건설노조 탄압대응 100인 변호인단(이하 100인 변호인단)'의 발족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과 김세희·김칠준·이덕우·정기호 등 100인 변호인단 변호사 다수가 참석했다.

이덕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는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기 위해 변호사들이 뜻을 모아 100인 변호인단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건설 현장의 가장 큰 문제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고용 불안정, 빈번한 산재"라며 "그 근본 원인은 건설사의 무리한 이윤 추구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가 엉뚱하게 건설사가 아니라 건설 노동자들에게 그 책임을 묻고 있다"며 "인권 옹호를 사명으로 삼고 있는 우리 변호사들이 노동3권과 건설노동자를 지키기 위해 나섰다"고 발표했다.

여인심 변호사(법무법인 지향)는 검찰·경찰·공정위원회 등의 탄압성 수사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근거가 빈약한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건설노조에서 구속된 사람만 12명이고, 조사받은 사람은 630명 이상"이라며 "각 사안별로 수사 및 형사 절차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개별 대응 외에도 혐의사실 특정 없는 소환조사 등 수사 기관의 과잉수사 자체에 대해서도 직권남용죄로 고발 예정"이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사업자로 보고 노동조합의 교섭을 사업자 담합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여인심 변호사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3권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행위를 하는 공정위에 정면 대응할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위가 특수고용 노동자의 활동에 개입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법 개정 또한 추진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는 국제연합(UN)과 국제노동기구(ILO)에도 제소할 것이라 밝혔다. 권두섭 변호사는 "유엔 자유권 규약의 결사의 자유(22조)와 ILO 87호 협약 등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을 부정한 정부의 행위를 제소 등을 통해 국제기구에도 적극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건폭(건설 현장 폭력)' 등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 표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적절한 의견 표명을 요청하는 진정도 제기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권두섭 변호사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혐오 표현이 소수자의 인권을 위축시키듯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 표현도 노동3권을 위축시킨다. 이에 대해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 비판했다.

아울러 "언론에서도 그런 혐오 표현에 따옴표를 붙여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며 언론에 대한 질타도 덧붙였다.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는 '조폭' 프레임에서 벗어나자고 전했다. "정부는 건설노조가 그동안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빈번한 산재를 없애기 위해 한 수많은 활동을 못 본 체한다. 국가 기관을 총동원해 '건설노조는 나쁜 조폭'이라는 인식을 심는 것에만 집중한다"며 "노조를 위축시켜 건설사가 노동자들을 쉽게 부려 먹으려 하는 것에 정부가 동조하고 있는 것뿐이라는 걸 밝히는 것이 우리 100인 변호인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건 건설노조와 우리 변호인단의 싸움만은 아니"라며 "자본과 권력에 대응해 진실을 수호하고 약자를 지켜야 하는 지식인·언론인, 그리고 시민들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