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버스 준공영제 2027년 완료···“앞당기기 위해 노력”
경기도 버스 준공영제 2027년 완료···“앞당기기 위해 노력”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10.26 05:35
  • 수정 2023.10.26 0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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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버스 노사, 김동연 도지사에 준공영제 완수 당부
민영제 노선 4.5%, 준공영제 노선 4% 인상 합의
25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경기도 버스 노사가 임금교섭 합의안을 마련했다. (왼쪽부터) 김기성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이기천 경기버스노조협의회 의장, 우종현 경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경기도 버스 노사가 25일 올해 임금교섭을 마무리했다. 민영제 노선은 시급 4.5%를, 준공영제 노선은 시급 4%를 인상하기로 했다. 핵심 사안인 민영제 노선의 준공영제(공공관리제) 전환 완료 시기는 2027년으로 정해졌다. 준공영제 노선 버스운전기사 임금은 2026년 1월부터 서울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기로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준공영제를 전환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경기도 버스 노사에 약속했다.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의장 이기천)와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이사장 김기성)은 2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조정을 진행했다. 노사는 오후 4시부터 7시간 넘게 논의를 이어간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경기버스노조협의회는 26일로 예고한 대규모 파업을 철회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를 찾은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노동조합과 사용자단체가 도민을 위해 대승적인 합의를 이끌어줬다”며 “2027년까지 준공영제 전환을 완료하겠다고 말씀드린 것에 대해 양해 바라며 차질 없이 계획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준공영제 전환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기천 경기버스노조협의회 의장은 “경기도 버스운전기사들은 고질적인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김동연 도지사가 제도 개선에 많이 투자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김기성 경기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앞으로 준공영제 전환이 훌륭히 완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김동연 도지사에게 부탁했다.

준공영제 전환 완료 시기는 올해 단체교섭에서 최대 핵심이었다. 사업조합은 준공영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1일 2교대제 전환 ▲수도권 수준으로 임금 인상 등 노동조합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단체교섭 내내 고수했다. 지자체에서 재정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를 시행해야만 인력 증원과 임금 인상 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와중에 경기도가 ‘김동연 도지사 임기 내인 2026년까지 민영제 노선 시내버스를 준공영제로 전면 전환하겠다’던 기존 계획을 재정 부족 등을 이유로 2027년까지 연장하는 ‘공공관리제 추진안’을 7월 발표하자 교섭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경기버스노조협의회는 경기도가 기존 약속대로 준공영제 도입을 완료하지 않으면 26일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으나, 결국 이날 협상 테이블에서 2027년까지 준공영제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경기도 계획을 수용했다. 준공영제 전환 완료 시기를 최대한 2026년까지 앞당겨보겠다는 경기도의 약속이 영향을 줬다.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내년에 1,200대 민영제 노선버스를 준공영제로 전환하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시내버스를 준공영제로 전환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024년부터 해마다 준공영제 노선을 확대해 2027년까지 전체 시내버스 6,165대(1,100여 개 노선)를 준공영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일 2교대제 전환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준공영제로 전환하는 노선부터 순차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사는 인력 부족 시 준공영제 운행 시작일부터 최대 6개월간 1일 2교대제로 전환을 유예하기로 했다. 현재 민영제 노선을 운영하는 대다수 사업장은 격일제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노동조합 안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일단 준공영제 전환이 시작되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존 계획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서 민영제 노선 조합원들이 불만을 가질까 걱정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경기도 버스 노사는 내년부터 민영제 노선과 준공영제 노선 간 입금협약 유효기간을 동일하게 맞추는 내용도 합의안에 담았다. 이종화 경기도버스자동차노조 노사대책국장은 “두 노선 간 만료일을 맞추면 단체교섭에 소모되는 시간이나 비용이 단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노동조합으로선 교섭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