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에티스, 이 시국에 대구 근무 노조간부 서울 호출?
한국조에티스, 이 시국에 대구 근무 노조간부 서울 호출?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0.03.26 18:35
  • 수정 2020.03.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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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에티스, 코로나19에도 ‘징계' 위한 인사위원회로 대구 근무 노조 간부 호출
노조, “2년 전 정리된 사안”, “노조 압박용 징계” 비판
서울 테헤란로 선릉역 근처 한국조에티스 본사 앞에서 진행된 선전전 현장. ⓒ 한국조에티스지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한민국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조에티스가 대구에 근무하는 노조 간부를 징계하겠다며 서울로 호출해 논란이다. 노조에서는 이중징계일 뿐더러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3월 26일 오후 2시 서울 테헤란로 한국조에티스 본사에서 인사위원회가 진행됐다. 정 모 화섬식품노조 한국조에티스지회 부지회장의 징계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대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 모 부지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사위원회 참석을 위해 서울을 찾았다.

정 모 부지회장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수차례 본사에 인사위원회 일정 조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조에티스는 “이미 수개월 지체됐다”며 인사위원회를 강행했다.

한국조에티스지회는 “해당 징계가 이미 2년 전에 이뤄진 사안”이라면서, “노동조합을 압박하기 위해서 코로나19에도 무리하게 징계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일 한국조에티스지회 위원장은 “부지회장이 개인적인 사유로 농장에 투자했다. 당시 배당금 수령 때문에 고용보험이 이중으로 가입됐는데, 2018년 3월 겸업 행위 금지로 정직 2주의 징계를 받았다”면서, “실제로 겸업을 하지도 않았다. 문제가 됐던 이중 고용보험도 해지하는 등 당시 관련 조치를 모두 취했다”고 밝혔다.

정 모 부지회장은 코로나19로 인사위원회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했으나 한국조에티스는 예정대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자료=화섬식품노조 한국조에티스지회
정 모 부지회장은 코로나19로 인사위원회 일정을 조정해 달라고 했으나 한국조에티스는 예정대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자료=화섬식품노조 한국조에티스지회

한국조에티스지회는 노동조합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징계남발이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김용일 지회장은 “조합원을 징계하려는 생각을 회사에서 계속 가지고 있었다. 지회장이 현재 대기발령인 상황에서 조합원들을 압박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15명이 징계를 받았다. 추가적으로 오늘 내일 중으로 회사는 부지회장 포함해 3명의 조합원을 더 징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김용일 지회장은 “사안이 시급한 것도 아니다. 이미 2년 전에 끝난 사안을 지금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이 시국에 진행하려는 것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글로벌 조에티스 및 한국조에티스는 "한국조에티스는 글로벌 원칙과 대한민국의 법을 준수하며 사안에 임하고 있다. 코로나19 역시 회사의 중요한 사안 중 하나이며,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말부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인사위원회의 경우 회사의 원칙과 업무환경 유지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해당 인사위원회는 WHO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권고하는 사항을 준수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중징계 논란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와 관련된 사항으로 자세한 사안을 알려드릴 수 없다"면서, "다만, 모든 사항에 대해서 한국조에티스는 글로벌 원칙과 한국의 법을 준수하며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조에티스는 동물의약품 전문 제약회사로 한국에서는 반려견 심장사상충 치료제 ‘레볼루션’으로 유명하다. 한국조에티스지회는 지회장 및 조합원 부당징계, 교섭해태 등 노동조합 탄압을 주장하며 부분 파업에 나선 상황이다. 26일 기준 127일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