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준서 학생 아버지 “특성화고 문제 개선하고 싶어 이 자리 섰다”
고 이준서 학생 아버지 “특성화고 문제 개선하고 싶어 이 자리 섰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0.05.14 14:51
  • 수정 2020.05.1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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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준서 학생 사망 진상규명 위해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직업계고 차별적 교육 중단과 정상화 요구
고 이준서 학생의 아버지 이진섭 씨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하고 있다. ⓒ 전교조 

5월 13일 경주에서 서로 다른 두 학생의 아버지가 만났다. 2017년 제주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고 이민호 학생의 아버지와 경주에서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다 지난달 사망한 고 이준서 학생의 아버지다. 두 학생은 모두 직업계고등학교 재학 중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들은 나란히 서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들이 이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지금 많은 슬픔에 잠겨있다”며 말문을 연 고 이준서 학생 아버지 이진섭 씨는 “메카트로닉스 기능준비반이 준서가 없었으면 해산될 위기여서 계속 메달을 딸 수 있다고 회유도 하고, 압박도 있었던 것 같다”며 “이런 자리에 선 것은 특성화고등학교 문제를 개선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고 이민호 학생 아버지 이상영 씨도 “지금 준서 아버님도 옆에 계시지만, 민호가 사고 났을 때 조사를 철저히 해달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그 순간뿐이고 해결책은 없다”며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할지 가슴이 먹먹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준서 학생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직업계고등학교 기능반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상임대표 이용기, 이하 공대위)는 13일 신라공업고등학교 앞에서 출범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노동인권센터 ▲민주노총 경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북지부 등 총 5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다.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 학생을 죽음으로 내몰게 한 경주 S공고 관련자들은 물론이고 뿌리 깊은 직업계고 차별 정책을 혁신하지 않는 교육부도 그 책임을 함께 져야 한다”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직업교육정책을 바로 세우겠다는 결의를 다지며, 공동대책위원회 출범의 의미를 고 이준서 학생에게 바친다”고 했다.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고 이준서 학생의 사망은) 단순한 사망 사건이 아니고 사회적 타살이라고밖에 정의할 수 없다”며 “직업계고 교육 중에도 현장실습과 기능경기대회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기 위해 이준서 학생 진상조사를 위한 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 ⓒ 전교조

공대위는 진상조사단을 꾸려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조사단은 권영국 변호사와 대구 민변 변호사들, 노무사 등으로 구성된다. 단장은 권영국 변호사가 맡는다. 유족과 학교, 교사 면담과 자료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변호사는 “유족과 교육청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 규명이 굉장히 필요하고, 기능반 실태조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진심으로 문제를 조사하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순서”라고 전했다.

한편, 전교조는 기능경기대회 공개도면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기능경기대회 50일 전 6개 직종이 공개도면을 발표했다. 전교조는 공개도면이 학교가 기능경기대회 훈련을 강행한 요인 중 하나라고 보고 이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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