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노사정 합의안 ‘부결’… 김명환 집행부 사퇴 수순
민주노총 노사정 합의안 ‘부결’… 김명환 집행부 사퇴 수순
  • 이동희, 박완순, 정다솜,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7.23 22:02
  • 수정 2020.07.24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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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대대 결과, 반대 61.73%… 김명환 위원장 24일 오후 2시 입장발표 기자회견 예정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막아서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조합원이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막아서고 있다. ⓒ 참여와혁신 정다솜 기자 dsjeong@laborplus.co.kr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마지막 승부수였던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 추인이 최종 무산됐다. 이번 임시대대 결과는 과반수 대의원이 박은 ‘쐐기’인 만큼 이제 민주노총 안에서 이번 노사정 합의에 대한 재논의는 불가능하다.

민주노총은 23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71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안건은 단 하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 최종안 승인이었다.

민주노총은 전자투표 방식으로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에 들어갔으며, 같은 날 오후 9시 10분경 민주노총 홈페이지 공고와 전체 대의원 문자 발송을 통해 임시대대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 재적 대의원 1,479명 중 투표에 참여한 대의원 1,311명 중 805명(61.73%)이 반대표를 던져 안건은 부결됐다. 찬성은 499표(38.27%), 무효는 7표가 나왔다.

민주노총은 “찬반투표 결과, 찬성이 499명, 반대가 805명으로, 찬성률이 투표 인원 과반에 미치지 못하여 71차 임시대대 부의 안건은 최종 부결됐다”고 최종 공지했다.

이번 노사정 합의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는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찬성 측은 이번 합의안을 통해 다음 스텝으로 가자였고, 반대 측은 이 내용으로 다음이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당장이 문제였던 것”이라며 “지금 당장이 급한 노동자들에게는 동의할 수 없었던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같은 반대 입장인 전호일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에) 우리에게 유리한 조항이 있지만, 정부나 사측은 차일피일 미룰 거고 결국에는 우리 노동계만 당하는 합의안을 가지고 온 것”이라며 “현장에 있는 대의원들이 그걸 정확하게 봤고, 그게 이번 임시대대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교섭과 투쟁은 함께 가야 한다’며 노사정 합의 찬성 입장을 밝혔던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결과가 나왔으니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며 “코로나19 시기에 ‘해고금지’, ‘전국민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과 관련해 합의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대의원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찬성 측 산별 대표자는 “교섭과 투쟁을 병행해서 국민에게 가까이 가고, 1노총답게 제도권 밖 노동자들과 함께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김명환 위원장의 호소가 대의원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이제 어렵게 됐다”며 “민주노총은 사회적으로 점점 더 고립되고, 국민들과도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제 김명환 위원장 집행부의 사퇴가 남아있다. 앞서 김명환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서 노사정 합의안 추인이 부결될 경우 김명환 위원장,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등 2기 직선 지도부가 책임지고 전원 사퇴할 것”을 선언한 바 있다.

김명환 위원장은 24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안 부결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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