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각자 저마다의 절벽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각자 저마다의 절벽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0.08.17 00:00
  • 수정 2020.08.17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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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이동희 기자 dhlee@laborplus.co.kr

우리 사회에서 ‘절벽’은 부정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부정적으로만 쓰인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일단 사전적 뜻이 그렇습니다. 절벽의 사전적인 뜻은 ‘바위가 깎아 세운 것처럼 아주 높이 솟아 있는 험한 낭떠러지’인데, 써놓고 보니 참 무서운 말입니다. 또 다른 사전적 뜻으로는 ‘앞을 가릴 수 없는 깜깜하게 어두운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고용절벽, 인구절벽, 소득절벽 등 수많은 절벽과 마주 보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절벽 모두 험하고 가파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절벽이지만,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 속에서는 고용절벽 이야기가 먼저 아닐까 싶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및 장기화로 인해 고용시장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최근 이 같은 충격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는 2,705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만 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19만 5,000명), 4월(-47만 6,000명), 5월(-39만 2,000명)에 이어 취업자 수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지요. 4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9년 10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이후 약 10년 만이라고 합니다.

절벽에 매달려 버텨야 하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정부는 버티는 데 필요한 장비와 안전장치를 지급하고 마련하고 있지만, 실업으로 인한 어려움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8월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각자 저마다의 절벽에서 버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그들의 삶과 현재를 짚어봤습니다.

제가 만난 취재원은 지난 4월 계약해지로 인해 해고당한 청년이었습니다. 청년에게 해고가 무슨 의미였는지를 물었습니다. 우리 사회 재난과 다름없는 해고가 개인에게 어떤 아픔과 상처를 남겼는지를 주목했습니다. 취재라는 명목 아래 당사자에게는 다소 잔인하고 아픈 질문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해주신 취재원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