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약속한 정규직 전환이 실직입니까?”
“대통령이 약속한 정규직 전환이 실직입니까?”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0.08.13 16:23
  • 수정 2020.08.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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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노동조합원 30여 명 삭발
정부·인천국제공항공사에 고용안정·자회사고용 요구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집회’가 열렸다. ⓒ 인천공항보안검색서비스노동조합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실직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이 청계천에 모였다. 이들은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집회’를 열고 정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게 자회사를 통한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인천공항보안검색서비스노동조합 ▲인천공항보안검색운영노동조합 ▲인천공항항공보안노동조합 ▲인천공항소방대노동조합 ▲인천공항통합노동조합이 참여했다.

이들은 “같은 업무에 종사함에도 근로계약서에 따라 누구는 실직자가 되고 누구는 자회사 정규직이 되는 원칙 없는 직접고용 절차를 공식적으로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5월 인천공항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선포한 ‘비정규직 제로’ 이후 3년간의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가 있었다. 2월 28일에는 직접고용에 따른 법적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인천공항공사 노동자들을 공사 출자의 자회사에 임시 편입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6월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돌연 이들을 공개경쟁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공부문 정규직전환발표 시기(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가 문제가 됐다. 보안검색 노동자의 경우 1,902명 중 833명이 공개경쟁채용 대상이다.

8월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인천공항 비정규직 부당해고 집회’가 열렸다. ⓒ 인천공항보안검색서비스노동조합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자회사를 통한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공개채용으로 인한 실직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공인수 인천공항보안검색운영노동조합 위원장은 “비정규직이 문재인 대통령님께 바라는 것은 고용안정”이라며 “우리는 공항의 생명안전과 관련된 업무 종사자로 공항을 위해 밤낮없이 희생해온 만큼, 고용안정이 보장되는 자회사의 정규직 직원으로 남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얼마 전에 또 다른 직접고용 대상자인 소방대 노동자가 공항공사 직접고용 절차를 진행했고, 47명의 실직자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공민천 인천공항보안검색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도 “우리 보안검색서비스 노동조합은 고용안정을 위해 지난 3월 자회사 편제에 동의하는 합의서를 공항공사와 체결했고, 자회사 편제를 조건으로 교대제 등 근로조건 개선을 약속받는 별도의 이면합의서도 작성했다”며 “그러나 공사는 우리와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우리를 직접고용한다고 발표하고 직접고용 절차로 발생되는 탈락자에 대해서는 실직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조합원 30여 명의 삭발식도 진행됐다. 삭발을 마친 한 노동자는 “지금 인천공항은 나에게 정규직 전환 탈락 시 실직자라며 그동안 우리가 흘린 땀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고 발언했다. 이날 집회는 삭발식을 마치고 청계천 주변을 행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 측은 “기존 입장에서 변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8월 7일 <참여와혁신>과의 인터뷰에서 소방대 노동자의 공개채용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시설관리㈜에 정규직 채용절차 탈락자를 채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상 경영간섭에 해당할 수 있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해당 노동자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될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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