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수술 받았지만 국회 앞에… 공무직 처우개선 예산 반영하라”
“폐암 수술 받았지만 국회 앞에… 공무직 처우개선 예산 반영하라”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11.26 16:37
  • 수정 2020.11.2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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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공무직 처우개선 및 1만 명 서명 전달 기자회견
2일 예산심의 마무리되는데… 공무직 처우개선 예산 반영 가능성 희박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이 공무직 처우개선 및 1만 명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공무직 대표자들이 한 달 여 간 받은 1만 3,000명의 서명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이 공무직 처우개선 및 1만 명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공무직 대표자들이 한 달 여 간 받은 1만 3,000명의 서명을 들고 있다. ⓒ 참여와혁신 최은혜 기자 ehchoi@laborplus.co.kr

“폐암 수술을 받은 제가 이렇게 위험한 시기에 국회 앞 기자회견에 온 이유는 그만큼 공무직 처우개선이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국회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무직, 김정재 연합노련 부위원장의 말이다.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동명)이 국회 앞에서 공무직 처우개선 및 1만 명 서명 전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노총에서 공무직위원회에 참여하는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위원장 정연수), 한국공공·사회산업노동조합(위원장 김현중),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위원장 황병관)과 한국노총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국노총은 “정부는 공무직 발전협의회가 9월 파행된 이후에도 2021년도 예산에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을 반영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며 “정부가 반영하지 못한 예산을 국회가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무직위원회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 모두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과정에서 만든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 공무직노동자 처우개선 및 기준정립을 위한 법제도정비TF(이하 공무직TF) 팀장인 김주영 의원이 참석하기도 했다. 김주영 의원은 “노동계 출신으로 국회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직도 공무직 처우개선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부딪히는 공무직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게 권리를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노총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와 공무직위원회 정상화를 촉구하는 공무직 1만 3,000여 명의 서명을 국회에 전달했다. 한국노총은 공무직 차별해소와 처우개선을 위한 우선 과제 실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10월부터 한 달여 동안 전개한 바 있다. 한국노총에서 모은 1만 3,000여 개의 서명은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 행정안전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게 전달됐으며, 국회 환노위에는 연합노련이, 기재위에는 공공연맹이, 행안위에는 공공사회산업노조가, 예결위에는 한국노총이 직접 서명을 전달했다.

한국노총에서는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 반영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오는 2일 국회에서 예산심의가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로 인해 예산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관계자는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예산 마련을 위해 있는 예산도 다 깎일 판”이라며 “예산요구서가 기획재정부에 제출되기 전인 내년 초에 공무직 처우개선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명진 한국노총 조직확대실장은 “공무직위원회의 정상화와 4개 분과협의회 발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무직 발전협의회에 참여하는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1본부장은 “집에서 키우는 개가 밥을 안 먹어도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는데, 공무직위원회에서 노동계는 집에서 키우는 개만도 못하다”며 공무직위원회의 정상화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명진 실장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무직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반영이 안 된다면, 대정부·대국회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면서도 “일단 현재는 공무직위원회와 관련한 전략과 전열을 재정비하는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 공무직TF는 오는 15일 공무직위원회의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에서 공무직TF 팀장을 맡고 있는 김주영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에서 공무직위원회의 공전 상황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빠른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