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2021년 임단협, ‘국내 공장 투자 확약’이 쟁점
현대차 노사 2021년 임단협, ‘국내 공장 투자 확약’이 쟁점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5.25 15:49
  • 수정 2021.05.25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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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상견례로 현대차 노사 2021년 임단협 시작
​​​​​​​8조 규모 미국 투자 공언에 현대차지부 “국내 공장 투자 확약 없이 반대”
2020년 동결된 임금 인상도 쟁점
현대자동차 노사는 8월 13일 오후 1시 30분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2020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 현대자동차<br>
현대자동차 노사는 2021년 5월 26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1년 임단협을 시작한다. 사진은 지난해 8월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2020년 임금협상 상견례 ⓒ 현대자동차

한국 노사관계를 대표하는 현대차 노사의 2021년 교섭이 26일 상견례를 기점으로 시작된다. 본격적인 교섭에 들어가기 앞서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지부장 이상수)는 최근 현대차에서 발표한 8조 4,000억 원대의 미국 투자에 유감을 표하며, 국내 공장에 대한 투자 확약을 촉구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25일 오전 11시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미래 신산업 국내공장 투자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현대차 북미 법인은 13일 2025년까지 5년 동안 미국에 총 74억 달러(약 8조 4,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회사의 발표는 노동조합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현대차지부는 “(미국 투자는) 2025전략에도 제대로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며 단체협약 42조 3항에 의거 노사 협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그동안 4차 산업 전동차 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어가기 위해서 노동조합과 함께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해 왔다. 2020년 10월 30일 정의선 회장과의 3자 회동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해외투자를 발표한 것에 심히 유감스럽다”이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지부장 최종태) 역시 17일 “국내 공장은 4차 산업 대비 중장기적 고용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시급하다. 지부는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전동화 핵심부품 공장의 국내 전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묵묵부답”이라며, “해외공장을 우선할 게 아니라 고용안정을 위해 국내 공장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최우선”이라고 전한 바 있다.

금속노조는 산별중앙교섭 및 기업별 교섭에서 ‘산업전환 협약’을 2021년 공통요구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화‧자동화‧전동화 및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이를 노사가 함께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현대차지부 또한 올해 교섭에서 별도요구안 형식으로 이를 요구할 예정이다.

현대차지부는 “회사가 일방적 해외투자를 강행한다면 노사 미래공존은 불가능하다”면서, “해외공장의 문제점은 수도 없이 드러나고 있다. 부품수급 문제부터 잦은 리콜사태 발생까지 경제적 손실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져 조합원들의 임금, 복지 축소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의 국내공장 투자 확약 없는 일방적인 해외투자는 노사 갈등만 야기할 뿐, 현대차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대차지부는 지역 위기 대응차원에서도 국내 공장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지부는 “한때 인구 120만 명을 넘겼던 울산시는 조선경기 침체로 인구 110만 명대를 겨우 유지하며 산업수도로서의 위상이 무너져 가고 있다”며 “오늘날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시킨 곳이 울산시다. 침체된 울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4차 산업, 신사업 투자로 돌파해야 한다. 현대차가 발표한 2025전략 속 60조 1,000억 원의 재원을 울산에 투자해야 현대차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현대차 노사 교섭에서 임금 인상도 쟁점 사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임금교섭에서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으로 ‘임금 동결’에 합의했다. 하지만 2020년 상반기 현대차의 영업실적이 흑자였던 점과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을 잔업‧특근으로 메우는 등의 이유로 임금 동결을 바라보는 현장의 반발 정서가 만만치 않았다. 2020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도 찬성 52.8%, 반대 46.6%로 근소한 차이로 가결된 바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해 현대차지부가 ‘통 큰 양보’를 했으니, 올해는 현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대차지부는 “현대차는 코로나19를 극복하며 회사발전을 견인한 5만 조합원에 대한 정당한 성과 보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면서, “26일부터 시작되는 2021년 단체교섭에서 회사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굵고 짧게’ ‘속전속결’로 마무리하고 현대차의 더 큰 발전을 위해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대차지부의 입장에 대해 현대차는 “아직 협상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인 입장은 현재로선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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