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삼성지회, 10년 만에 교섭 시작
금속노조 삼성지회, 10년 만에 교섭 시작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6.10 19:05
  • 수정 2021.06.10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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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파괴공작 10년 역사 청산할 수 있을까?
발언하는 조장희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 부지회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2019년 5월 12일 오전 10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된 ‘삼성 이재용 사과 관련 삼성불법사찰 단체의 공동입장 발표 기자회견’ 현장에서 조장희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 부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삼성그룹의 노조파괴 공작에 고통 받았던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노조설립 10년 만에 교섭을 시작했다. 삼성물산 노사는 10일 오후 3시 경기도 용인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서비스아카데미에서 단체교섭 상견례를 가졌다.

금속노조 삼성지회(지회장 박원우)는 2011년 7월 13일 기업별 노동조합인 삼성에버랜드노동조합으로 출발했다. 2013년 1월 14일 금속노조로 상급단체를 변경하면서 노동조합명도 삼성지회로 바꿨다.

금속노조 삼성지회는 설립 이전부터 삼성그룹 차원의 노조 탄압을 받았다. 삼성지회의 조직화 및 여러 활동을 방해하고, 어용노조를 설립해 삼성지회가 교섭권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는 조합원이 1명이라도 적은 소수지회는 교섭권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병폐가 크게 작용했다. 이러한 사실은 2013년 심상정 당시 정의당 의원이 국회에서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이라는 문건을 폭로하면서 알려져, 2019년부터 진행 중인 삼성그룹 노조파괴 재판을 통해 확인됐다.

이 가운데 삼성지회는 올해 초 실시된 교섭창구단일화 과정에서 교섭대표노조로 인정받았다. 임단협 만료일(2월 28일) 15일 전부터 시작한 삼성지회의 조직화가 성공한 것이다.

삼성지회는 이번 교섭에서 ▲월 기본급 9만 9,000원 인상 ▲저임금에 해당하는 삼성물산 사업부의 추가 임금 인상 등을 중점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노조파괴 후속문제 해결 ▲성과평가제도 폐지 ▲하계특별 휴가 부여 및 휴가비 지급 등도 주요 요구 사안이다.

덧붙여 교섭과 별도로 노사관계 회복을 위해 노조파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관련자 및 가담자의 징계 및 처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노동조합 자체를 없애려는 공작과 범죄가 있었다. 이에 가담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도 일을 하고 있다. 형사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직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비극적이고 아픈 노사관계를 풀어가기를 원한다. 10년을 청산할 수 있는 구체적 요구도 미리 회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삼성지회는 “삼성은 지난 10년 동안 어용노조를 활용해 노사간 제도적 대화를 막는 불법을 저질렀다. 지금까지의 불법과 피해자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면서, “2021년 단체교섭 상견례를 기점으로 삼성그룹 내 민주노조의 합법적 활동과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새로운 10년의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물산 노사의 상견례에는 노측 교섭위원으로 ▲정주교 금속노조 부위원장 ▲민경민 금속노조 미조직전략조직국장 ▲원용훈 금속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 ▲박원우 금속노조 삼성지회 지회장 ▲조장희 삼성지회 부지회장 ▲백승진 삼성지회 사무장이 참석했고, 사측 교섭위원으로는 ▲노일호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부사장 ▲전신우 리조트부문 인사그룹장 ▲김흥락 건설부문 신문화그룹장 ▲김상우 패션부문 신문화팀장 ▲소준환 상사부문 인사지원그룹장 ▲정규형 노무법인 남산 노무사가 참석했다. 향후 교섭은 매주 목요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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