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공공기관이 공공의 적이 되는 시기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공공기관이 공공의 적이 되는 시기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2.05.10 12:00
  • 수정 2022.05.10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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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5월호 커버스토리 기사 업로드가 예정된 10일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날입니다. 출범하는 새 정부에 〈참여와혁신〉은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떠올랐다던 공공부문의 중요성은 어제 일이 됐습니다. 대선과 인수위 기간, 어김없이 공공기관은 국가 예산을 낭비한다며 공격받습니다. 새 정부도 국정과제를 통해 공공기관 혁신을 말했습니다.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효율화’가 혁신이라는 것인데요. 공공기관 스스로 인력을 효율화하고, 출자회사를 정리할 때 정부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입니다. 호봉제가 중심이었던 공공기관 보수체제를 직무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있었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 공공기관은 개혁해야 하는 대상으로 몰립니다. 그래서 설문조사를 통해 반복되는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우리나라 351개 공공기관에 조직된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공공기관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남긴 말들입니다.

“정권마다 일방적이고, 즉흥적으로 개혁 시도, 상처만 남아…”

“공공기관은 최선을 다하나 결국 정권에 희생양이 되는데 정권이 하라고 해서 하는데 너무 피해가 큽니다”

“여기서 말하는 개혁은 그 내용이 중요한데 그동안의 추진 내용 및 경과를 보면 그 목적과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일방적이고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 희생된 예가 대부분이라 이에 반대한다”

“공공기관 개혁이란 말보다는 공공정책 변화에 따른 공공기관 길들이기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듯하다”

“공공기관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사회성 공공성 실현의 동반자로 보아야”

노동자들은 반문합니다. 재난 상황에서 부채를 무릅쓰고 공공서비스를 제공했는데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할까요? 아울러 공공기관에 필요한 변화는 민영화나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게 노동자들의 의견입니다. 공공기관을 개혁한다면 기관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고, 이 과정에 이해당사자인 노동자와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담긴 설문조사 결과와 양대 노총 공공부문 산별노조·연맹 위원장 인터뷰를 5월호 커버스토리에 담았습니다.

“기자님, 저는 할 말이 참 많은데 설문 문항이 적어 아쉽네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설문조사 응답을 기다리던 와중, 한 노동조합 위원장님께 이런 문자를 받았습니다. 더 자세한 질문과 이야기로 찾아가겠습니다. 설문조사에 참여해주신 공공기관 노동조합 대표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급한 인터뷰 요청에도 시간을 내주신 산별노조·연맹 위원장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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