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 노사, 고용보장·단협승계 합의
디아지오코리아 노사, 고용보장·단협승계 합의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2.07.06 17:51
  • 수정 2022.07.06 1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설법인 윈저글로벌 매각은 다음 달로 미뤄져
김민수 위원장 “노동자 거리로 내모는 외투기업 예방·제재 방안 필요”
16일 오후 2시 서울시 중구 영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디아지오 코리아 노동법 준수' 집회 현장. 김영석 디아지오코리아노동조합 홍보부장(좌)과 김민수 디아지오코리아노동조합 위원장.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포토DB

윈저 등을 판매하는 주류 기업 디아지오코리아 노동자들이 사측과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 등에 합의하며 5일 업무에 복귀했다. 식품노련 디아지오코리아노동조합(위원장 김민수)은 부분파업·천막농성 등을 철회하며 146일간 이어오던 투쟁을 중단했다.

디아지오코리아 노사는 지난 2일 단체협약 승계와 고용보장 등에 합의했다. 지난달 30일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한 결과다.

올해 3월 디아지오코리아는 노조와 합이 없이 회사 분할·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현 디아지오코리아를 존속법인(윈저글로벌)과 신설법인(디아지오코리아)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그 다음 대표 브랜드인 윈저를 존속법인에 남겨 매각하고, 나머지 브랜드인 조니워커·기네스 등을 신설법인이 맡는 방식이다. 디아지오코리아노조는 윈저 브랜드 매각설이 나오던 2월 말부터 매각 반대 투쟁에 돌입했다. 윈저 브랜드를 매각하고 회사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일 교섭 타결로 노사는 기존 단체협약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에 그대로 승계하기로 했다. 두 법인 직원 모두 노동조건 저하 없는 근무를 하게 됐다. 또한 노사는 두 법인 직원 모두에 대한 고용보장을 합의했다. 각 법인에 고용안정위원회를 신설해 노사 간 고용안정에 대해 논의하고 확정키로 했다. 앞으로 발생할지 모를 고용불안 사안을 사측에서 일방 강행할 수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노조 측은 평가했다.

아울러 회사는 1인당 1,600만 원의 매각 위로금을 조합원을 비롯한 모든 직원에게 지급한다. 여기에 더해 직원상호협력기금 5억 5,000만 원을 회사에서 마련하고, 노동조합에서 관리·집행하도록 합의했다. 이는 파업 참여로 받지 못한 임금을 조합원에게 집행하는 등 투쟁으로 발생한 비용에 사용될 예정이다.

2022년 임금은 7.2% 인상하기로 했다. 앞서 디아지노코리아노조는 2년 연속 임금동결(2020년, 2021년)에 합의했다. 사측이 내세운 ‘매출 감소’와 ‘경영 악화’를 수용한 결정이었으나, 사측은 영업이익이 개선된 이후인 올해에도 낮은 인상안(+2.8%)을 내놓은 바 있다.

김민수 위원장은 “고용안정과 단체협약 승계를 쟁취한 게 무엇보다 큰 성과”라면서도 “흑자에도 이유 없이 사업을 철수하고 매각해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모는 외투기업을 법·제도적으로 예방하고 제재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달 1일 회사 분할이 이뤄짐에 따라, 노동조합은 2사 1노조로 체제로 활동한다. 디아지오코리아노조는 기업별노조에서 일반노조로 조직 형태를 변경하고, 명칭을 ‘디아지오노동조합’으로 바꿨다.

한편, 지난 4일로 예정됐던 윈저글로벌 매각은 다음 달로 미뤄진 상태다. 윈저글로벌을 인수하기로 한 WI는 인수 대금 마련을 위해 진행한 800억 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 납기일을 기존 7월 4일에서 8월 4일로 한 달 연기한다는 정정 공시를 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