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오체투지··· 폐암 산재 예방 등 예산 국회에 촉구
학교비정규직 오체투지··· 폐암 산재 예방 등 예산 국회에 촉구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2.11.30 23:25
  • 수정 2022.11.30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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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원 90여 명, 국회 한 바퀴 오체투지 행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사 방문, 정의당 신임 지도부와 간담회 등 통해 요구안 전달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오후 약 2.4km 둘레의 국회를 한 바퀴 도는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오후 약 2.4km 둘레의 국회를 한 바퀴 도는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학교비정규직들이 국회를 둘러 행진하는 오체투지에 나섰다. 학교비정규직 단일임금체계 개편,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산재 예방 대책 마련 등을 위한 예산 편성을 국회에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25일 학교비정규직들은 이러한 요구를 내세우며 하루 총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본부장 이윤희)는 30일 오후 약 2.4km 둘레의 국회를 한 바퀴 도는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에는 교육공무직 90여 명이 참여했다. 교육공무직본부는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에 교육 당국은 예산이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국회가 관련 예산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오체투지 행진 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방문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오체투지 행진 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방문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교육공무직본부는 “학교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복리후생성 수당 지급 기준이 각각 다른 것은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이라며 “명절상여금, 가족수당, 복지포인트 등 수당을 정규직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학교비정규직에도 지급하도록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학교급식노동자 건강검진 결과 폐암 또는 폐질환이 의심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며 “폐암 산재 예방을 위한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 급식실 인원 배치기준 하향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체투지 행진에 앞서 김미경 교육공무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올해 안에 학교비정규직 임금 차별 해소와 폐암 산재 예방 등을 위한 예산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년 신학기 파업 투쟁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인용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오체투지는 머리, 두 팔, 두 다리 또는 우리 몸의 뼈·근육·살·피·피부 등 온몸을 땅에 내려놓는다는 의미로 우리가 절실하고 절박한 심정이라는 걸 표현하는 투쟁”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다시 되새길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정미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가 국회 앞에 설치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천막에 방문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정미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가 국회 앞에 설치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천막에 방문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날 교육공무직본부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등조정소위원회(이하 예결소위) 위원들이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예산을 교육 당국이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부대의견’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대의견은 국회 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의결된 것과는 별개로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견해를 부수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뜻한다. “국회의원들의 부대의견은 교육 당국에 압박을 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교육공무직본부의 설명이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오체투지 행진 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방문해 이 같은 요구안을 전달했다. 일부 지도부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이정미 대표·이기중 부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와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오체투지 행진이 끝나고 이날 행진에 참여한 김미경 교육공무직본부 수석부본부장, 의원실 면담과 간담회를 진행한 김한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부장과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수석부본부장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수석부본부장 ⓒ 참여와혁신 임혜진 기자 hjim@laborplus.co.kr

- 영하 날씨에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몸은 어떠한가?

김미경 : 날이 너무 추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 학교비정규직 단일임금체계 개편 등을 요구하며 지난 25일 총파업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주 오체투지를 결정한 배경은?

김미경 : 학교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복리후생 수당 지급 등에 있어 차별받아선 안 된다는 내용을 (교육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과) 교섭에서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현재 관련 예산을 심의하고 있는 국회 예결소위가 복리후생 수당을 ‘차별하면 안 된다’는 내용을 부대의견으로 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요구하기 위해 오체투지에 나섰다.

- 부대의견이 교육 당국에 압박이 된다고 보나?

김미경 : 그렇다. 예전에도 교육공무직에 장기근속수당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국회 부대의견이 제시돼 실제로 처우가 개선된 바 있다. 이번에도 여야 할 것 없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 모든 국회의원들이 학교비정규직 차별 해소에 협조해 주길 바란다.

- 국회의원 의원실 면담과 간담회도 진행했다고 들었다. 어떤 내용이 오갔나?

김한올 : 현재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다. 정의당 지도부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우리의 요구안을 설명하고 관련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전까지 정의당 차원에서 (학교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관심을 집중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그간 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실 폐암 산재 현황 자료를 요청하는 것에 협조를 많이 해왔는데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논의를 했다. 또 강득구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이기도 해서 교육공무직 법제화도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김미경 : 아까 정의당 지도부가 교육공무직 천막에 왔을 때 세 가지 정도를 말씀드렸다. 하나는 학교비정규직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위한 예산 확보에 정의당이 힘써 달라는 것. 또 하나는 급식실 폐암 산재와 관련해 교육 당국, 정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관심을 쏟아 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화물연대 투쟁을 엄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들의 투쟁은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이 같은 요구를 전달했다.

- 다음 달 학교비정규직 지역별 투쟁이 예고됐고, 내년 신학기 투쟁 가능성도 언급했다. 구체적인 투쟁 계획이 있나?

김미경 : 전국의 학교비정규직들이 공동으로 파업 투쟁을 해도 교육청들이 압박을 별로 못 느끼는 것 같다. 각 지역 교육청들이 학교비정규직 처우 문제에 책임지고 나서도록 지역별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런데 곧 학교 방학이 시작돼 투쟁 흐름이 끊기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후에는 내년 신학기 파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학교비정규직 총력 결의대회 등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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