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선거] 직선 4기 ‘윤석열 퇴진 투쟁’ 적임자 가린다
[민주노총 선거] 직선 4기 ‘윤석열 퇴진 투쟁’ 적임자 가린다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10.27 15:17
  • 수정 2023.10.27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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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후보 “새로운 노동운동, 진보정치 단결”
박희은 후보 “민주노총 바꿔야 정권 투쟁 이겨”
이선규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 (왼쪽부터) 기호 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 이선규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기호 2번 박희은 위원장 후보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윤석열 정권 퇴진’의 적임자를 가리는 민주노총 11기(직선 4기) 임원 선거에 출마한 두 위원장 후보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2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열린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이 열렸다. 모든 후보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을 목표로 한 선거를 공정하게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를 통해 꾸려질 집행부는 3년간 윤석열 정부와 임기를 같이한다.

직선 4기 임원 선거 핵심 슬로건은 ‘세상을 바꾸는 120만의 선택’이다. 이선규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직선 4기 임원 선거는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민주노총의 투쟁을 이끌 사명을 가진 지도부를 선출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120만 조합원이 함께 참여하자는 의미를 담아 선관위는 이번 선거 구호를 ‘투표가 곧 투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모두 약 101만 명의 민주노총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한다.

민주노총 직선 4기 임원 선거에는 두 후보조가 출사표를 던졌다. 기호 1번은 양경수(위원장 후보)-이태환(수석부위원장 후보)-고미경(사무총장 후보)으로, 기호2번은 박희은(위원장 후보)-김금철(수석부위원장 후보)-이영주(사무총장 후보)로 구성됐다. 위원장 후보로 출마한 양경수 후보와 박희은 후보는 직선 3기 집행부에서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양경수 “새로운 노동운동 제시, 진보정치 단결”

양경수 민주노총 직선 4기 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기호 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경수-이태환-고미경 후보조 선본 슬로건은 ‘압도하라 민주노총’이다. 양경수 후보는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으로, 민주노총 혁신의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함께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양경수 후보는 “30년을 눈앞에 둔 민주노총이 더 커지기 위해 민주노총은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노동운동의 전망을 세워내고 산별과 지역본부의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현장 속으로, 조합원들 곁으로 다가가는 민주노총이어야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언론장악과 검찰독재에 저항하는 민주노총의 모습을 많은 시민이 응원하고 지지해 줬다”며 “박수받는 민주노총이 되도록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이 나서서 진보정치가 단결할 수 있도록, 그래서 시민들에게 진정한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낡은 체재, 기득권 정치를 압도하는 노동자 민중의 항쟁을 조직하기 위해 뛰겠다. 새로운 세상을 열 새로운 담론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박희은 “무기력한 민주노총 바꿔야 정권 투쟁 이겨”

박희은 민주노총 직선 4기 위원장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기호 2번 박희은 위원장 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박희은-김금철-이영주 후보조는 ‘다르게, 강렬하게, 바꿔야 이긴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박희은 후보는 “쟁쟁한 대공장 출신도 아닌 변방의 40대 여성 노동자인 제가 어떻게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에 나오게 되었을까 스스로 묻고 또 물었다”며 “민주노총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는 현장의 절절한 요청, 그리고 윤석열 정권에 맞서 이기려면 민주노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박희은 후보는 “건설노조의 정당한 단체협약을 건폭으로 몰아간 (윤석열 정권으로 인해) 억울해했던 양회동 열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 분노를 모아 송곳 같은 투쟁을 만들어야 했지만, 민주노총은 슬프게도 무기력했다. 보여주기 투쟁, 집회를 위한 집회, 급기야 특정 정파의 이해를 위해 민주노총의 정치·총선 방침이 결정되는 패권까지, 단결해도 모자랄 시기에 오히려 분열과 반목만 짙어졌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다르게 강렬하게, 바꿔서 함께 이기기 위한 좌표를 제시하겠다”며 “특수고용노동자 조직화와 비정규직 투쟁의 노련함을 갖춘 김금철 수석부위원장 후보, 박근혜 정권 퇴진과 노동개악 저지 투쟁 승리의 경험을 가진 이영주 사무총장 후보와 함께 그 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
“정치·총선 논쟁에 밀려” vs. “성과 있었다”

민주노총 직선 3기 집행부는 지난 5월 분신사망한 양회동 건설노동자의 유지를 받아 ‘윤석열 정권 퇴진’을 투쟁 목표로 정했다. 양경수 후보와 박희은 후보 모두 당선 이후 윤석열 정권 퇴진을 전면에 걸고 투쟁한다는 계획이다.

박희은 부위원장은 지난 6개월간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에 대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양경수 후보가 퇴진 투쟁을 제대로 꾸려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박희은 부위원장은 “양회동 열사가 분신하면서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선포했지만, 그에 걸맞은 열사 투쟁은 만들지 못했다”며 “투쟁을 제대로 힘 있게 해야 할 시기를 정치·총선 방침 결정을 위한 논쟁 속에서 놓쳤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굉장한 비판적인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양경수 위원장은 “앞장서서 퇴진 투쟁을 만들어 왔다”고 자평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시민단체가 함께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두 차례 전국민대회를 진행했다”며 “더 많은 사람이 함께 싸움에 나설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라고 자평했다. 다만 “정권 퇴진이 가시화되거나 더 많은 사람이 퇴진운동본부와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며 “여러 단체로 나뉜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힘을 하나로 어떻게 모아낼지가 민주노총이 가지는 앞으로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날 두 후보조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퇴진시키는 공정한 선거”를 결의했다. 후보들은 “노동 탄압과 노동법 개악, 민생 파탄, 민주주의 실종, 사대 굴종 외교,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 등 어느 하나 온전한 것이 없음에도 노동자와 민주노총에 대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권 퇴진이라는 목표에서 시작해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바꾸는 선거로 만들어 갈 것”이라는 다짐을 밝혔다. 

선거운동기간은 27일부터 11월 20일까지며, 11월 7일에는 후보 합동 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본선 투표일은 11월 21일부터 27일까지다.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는 현장 기표소와 모바일·ARS·이메일·우편으로 진행된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을 마친 (왼쪽)양경수 후보자와 박희은 후보자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2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5층 교육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선 4기 입후보자 기자회견’을 마친 (왼쪽)양경수 위원장 후보와 (오른쪽)박희은 위원장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