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선거] 양경수-박희은, 1차 토론회서 공방 예열
[민주노총 선거] 양경수-박희은, 1차 토론회서 공방 예열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11.08 11:22
  • 수정 2023.11.08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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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민주노총 11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합동토론회 개최
△투쟁 로드맵 △조직 혁신 △총선 방침 △공약 이행 등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왼쪽)와 박희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왼쪽)와 박희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오른쪽)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촬영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가 7일 개최됐다. 민주노총 11기(직선 4기) 임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내걸고 선거운동에 돌입한 지 12일째 되는 날이다. 기호1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와 기호2번 박희은 위원장 후보는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공약을 따져 묻는 한편, 자신의 공약에 대해 설명했다. 

이선규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선규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 “3년간 연달아 총파업 가능한가”
박 “영역별 파업이 정권 퇴진 투쟁으로 모일 것”

먼저 양경수 후보는 박희은 후보에게 3년간의 총파업 공약을 실현할 수 있는지 물었다. 양경수 후보는 “1년 차에는 22대 국회를 상대로 (모든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 쟁취) 총파업을, 그다음에는 비정규·여성·이주·장애·최저임금·기후 등 영역별 파업 조직을, 3년 차에는 2027년 대선을 앞둔 총파업을 준비하겠다고 박희은 후보가 공약했다”며 “3년 내내 총파업을 공약하고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지, 과연 현장에서 실질적인 파업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이에 박희은 후보는 “(영역별 파업은 대선 직전 총파업을) 준비하는 가운데 수많은 의제나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모아가는 과정”이라고 답했다. 박희은 후보는 “당장 내년 3.8 여성의 날에 여성 총파업을 조직하기는 쉽지 않은 조건일 수 있지만, 다양한 의제를 선제적으로 던지고 준비된 파업을 해가자는 것”이라며 “체제전환 전략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금까지 투쟁해 왔던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더 모아내고 미조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노동조합에 대한 결합을 더 강화해 가고자 하는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박 “양경수, 투쟁보다 혁신 앞세워”
양 “윤석열 퇴진 투쟁에 이견 없어”

박희은 후보는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 공약에 대한 양경수 후보의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희은 후보는 “기호 1번의 공약을 보면 투쟁보다 혁신을 앞세우고 있다”면서 “투쟁 부문 공약에서도 ‘윤석열 퇴진 운동본부’를 성과로 평가하면서 이를 지속하겠다고 했는데, 윤석열 퇴진 운동본부는 지나치게 폭이 좁고 심지어 일부 친민주당 세력까지 포함돼 있어서 민중진영의 신뢰를 온전히 얻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고 말했다.

“투쟁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문을 연 양경수 후보는 “다만 투쟁을 잘해야 하고 그래서 그 투쟁이 성과를 내야 한다”며 “(매해 벌일) 투쟁 경로를 제시할 게 아니라 투쟁을 어떻게 현장에서부터 준비하고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을 우선해야 하고, 그것이 준비되면 어떤 방식과 규모의 투쟁이든 능히 위력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윤석열 퇴진 운동본부에 대해선 “현재 퇴진 투쟁을 사회 곳곳에서 각계각층이 진행하고 있지만, 그것을 하나로 모아내고 있지 못한 게 과제”라며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점상전국연합의 주력 운동 대원들이 결집해서 먼저 윤석열 정권 퇴진 광장을 장악해 들어가자고 하는 것이 우리의 설계였고 그것은 진행 중”이라고 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박희은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 “조직 혁신에 새로운 시도 필요”
박 “한 발 과감히 떼고자 노력할 것”

양경수 후보는 조직 혁신을 화두로 던졌다. 양경수 후보는 “직선 3기 위원장 임기 첫 해에 게임 대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논쟁이 굉장히 많았지만 (조직 혁신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박희은 후보가 고민하는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희은 후보는 “현장·산별과 수평적 소통이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라며 청년 조합원의 직접적인 참여로 노동조합의 정책을 만들고자 한 철도노조의 ‘크루플랫폼’과 같은 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박희은 후보는 “(크루플랫폼은) 민주노총의 체질에 맞는 현장과 쌍방향 소통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당선된다면 한 발 과감하게 떼는 시도로 수평적 소통을 비롯한 혁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3년간 공약 지키지 않아”
양 “현실이 만만치 않았어”

박희은 후보는 양경수 후보가 지난 3년간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동네마다 민주노총’*, ‘민주노총 방송국(유튜브 채널) 500만 구독자 확보’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 아울러 청년위원회를 신설 했으나 청년 부위원장은 아직 임명하지 못한 점도 언급했다. 박희은 후보는 “투쟁이 급박하다 보니까 그렇겠다 싶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내건 공약치고는 좀 허망하다는 현장의 평가가 있다”고 했다.
* 지역 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전국 시군 단위에 민주노총 대표자 협의회를 구성하는 계획

이에 양경수 후보는 “동네마다 민주노총을 만들고자 했었는데 현실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민주노총 방송국 500만 구독자 확보에 대해선 “직선 3기 위원장이 됐을 때 민주노총 방송국 구독자 수는 6,000명 정도였다. 3년간 3만 3,000명이라는 수가 작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을 만들어 놓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며 “(인력 확충 등) 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지역본부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민주노총 임원 선거 위원장 후보 언론사 초청 1차 합동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양 “결정된 총선 방침 서둘러 추진해야”
박 “진보진영 수용할 방침 먼저 세워야”

두 후보가 각을 세웠던 총선 방침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양경수 후보는 “이번 9월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의 80% 이상이 찬성하는 정치·총선 방침을 결정한 바 있다”며 2026년까지 노동중심 진보연합정당 건설을 추진할 방안을 물었다.

박희은 후보는 “지난 대의원대회 결정이 과연 전 조직적 결의를 모으고 확인하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조합원들이 사실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집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전망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힘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며 체제전환 전략특위를 통해 민주노총과 전체 진보정당이 수용하도록 총선 방침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양경수 후보는 “내년 4월이 총선이고 2026년 지방선거도 그리 많이 남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얘기한 대로 체제전환 전략특위에서 논의하는 계획이라면 민주노총이 총선까지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박희은 후보는 “특정 정당과 세력에 동원되는 진보 정치가 아니라 존중과 연대로 진보 정치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체제전환 전략특위를 통해 실질적인 선거 대응도 준비해 가야 한다”고 재차 답했다.

박 “윤석열 퇴진 투쟁 제대로”
양 “사회·정치적 영향력 확대”

유세 중에 만난 조합원들이 가장 요구하는 사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희은 후보는 “민주노총을 다시 자랑스럽게 만들어 달라는 얘기였다”고 말했다. 박희은 후보는 “(직선 3기 집행부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내걸었지만 굉장히 무기력했다는 이야기를 조합원들이 했다”며 “제대로 강력하게 준비된 투쟁을 통해서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이 그동안 비정규노동, 여성노동, 이주노동, 그리고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에 대해 얘기했지만 그것을 전면적으로 내걸지 못한 부분에 대한 얘기도 많았다”며 위원장에 당선되면 관련 사업을 중심에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경수 후보는 “조합원들이 가장 요구하는 건 사회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라며 “언론에서 민주노총을 더 많이 얘기하고, 민주노총의 주장이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많이 한다”고 했다. 양경수 후보는 “위원장에 당선되면 선전홍보실에서 함께 진행해 온 조직 내부 선전과 대외 선전 업무를 분리할 생각”이라며 “대국민 여론 홍보 전담 부서를 만들어서 사회적으로 민주노총의 메시지 전달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노총 위원장의 대언론 직접 브리핑을 일상화해 언론과 소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조는 8일부터 권역별 합동유세를 시작한다. 충청권을 시작으로 부산·울산·경남권, 제주권, 호남권, 강원권, 대구·경북권, 수도권 순서로 순회하는 일정이다. 언론사 초청 2차 합동토론회는 오는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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