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자산 성격 큰 ‘집’... 다양한 주택 공급 늘려야 시장 안정”
한국은행, “자산 성격 큰 ‘집’... 다양한 주택 공급 늘려야 시장 안정”
  • 박완순 기자
  • 승인 2022.05.23 18:27
  • 수정 2022.05.23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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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택, 가격변동 대비 가격상승률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
23일 한국은행 ‘자산으로서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 발표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 참여와혁신 손광모 기자 gmson@laborplus.co.kr

다양한 주택 공급을 늘려야 치솟는 집값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23일 ‘BOK 이슈노트: 자산으로서 우리나라 주택시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주택은 자산의 성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살 곳’의 의미보다는 ‘살 것’으로서 의미가 컸다.
* 성병묵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 김찬우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연구팀 과장, 황나윤 한국은행 조사국 동향분석팀 조사역이 작성

보고서에 의하면 주택 가격은 내구재(주거서비스 제공)와 자산(가치저장수단)으로써 평가된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 내구재 즉, 재화 성격이 강해야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자산의 성격이 강하면 미래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에 집값이 불안정해지고 치솟는 경향이 발생한다.

현재 한국의 주택은 가격변동 대비 가격상승률이 높을 뿐 아니라 주택의 동질성이 높아 매매가 용이해 자산으로 가치가 높다는 게 이번 보고서의 설명이다. 다른 주요국들과 비교했을 때도, 다른 자산(주식, 예금 등)과 비교했을 때도 주택은 가격변동이 낮고 가격상승률이 높았다. 안정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주택 동질성은 하나의 주택 유형이 주택 시장에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OECD 회원국과 견주어 아파트 비중(2020년 기준 62.9%)이 1위로 주택 동질성이 높다. 아파트의 경우 보통 단독주택에 비해 구조 및 입지가 어떤 아파트이든 비슷하고, 매물이 많아 매매가 쉽게 이뤄지는 만큼 자산으로 활용도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 여러 주택 유형 중 아파트의 자산가치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주택이 자산 가치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평가됐다. 서울(수도권)의 아파트일수록 자산 가치 성격이 강한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이 도시화 및 집적화로 인한 수요가 꾸준하고, 재건축에 따른 차익기대 효과가 크며, 주택 재고가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실증분석 결과 주택 공급의 증가는 지역과 주택유형에 관계 없이 주택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 및 대출규제 효과는 지역 및 주택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 효과는 서울지역에만 국한됐다. 대출규제 완화는 서울지역 아파트 자산 가치를 상승시켰는데, 지방 아파트의 자산 가치는 떨어뜨렸다.

그렇다면 치솟는 집값을 어떻게 안정화할 수 있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 장기적 관점으로 주거복지에 중점을 둔 일관된 공급정책이 중요하다. 또한 아파트 위주의 공급은 제한된 면적에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지만, 주택시장 동질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에 주택시장 다양성을 확보할 공급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