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보] [종합]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 재선··· “억압에는 더 큰 저항으로”
[6보] [종합]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 재선··· “억압에는 더 큰 저항으로”
  • 정다솜 기자,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01.17 18:07
  • 수정 2023.01.27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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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대 한국노총 위원장 김동명 현 위원장 재선
김동명-류기섭 당선인 일문일답 이어져
(왼쪽부터) 김동명 28대 한국노총 위원장 당선인, 류기섭 28대 한국노총 사무총장 당선인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
(왼쪽부터) 김동명 28대 한국노총 위원장 당선인, 류기섭 28대 한국노총 사무총장 당선인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

한국노총이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제28대 임원(위원장·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2023년 정기선거인대회를 열었다. 3파전으로 열린 이번 선거인대회에서는 기호2번 김동명-류기섭 후보조가 2차 투표(결선 투표) 끝에 승리해 윤석열 정부에 맞설 한국노총의 새로운 3년을 이끌게 됐다. 

선거인 3,930명 중 3,724명이 참석해 94.52%의 투표율을 기록한 1차 투표 결과 △기호1번 김만재(금속노련 위원장)-박해철(공공노련 위원장) 후보조가 1,369표(36.76%) △기호2번 김동명(한국노총 위원장)-류기섭(공공연맹 위원장) 후보조가 1,608표(43.18%) △기호3번 이동호(한국노총 사무총장)-정연수(연합노련 위원장) 후보조가 740표(19.87%)를 받았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조가 없어 투표 1, 2위조 간 2차 투표가 이어졌다. 2차 투표는 선거인 3,550명(90.1%)명이 투표에 나섰다. 2차 투표 결과 기호 2번 김동명-류기섭 후보조가 1,860표(52.39%)를 얻어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결정됐다. 기호 1번 김만재-박해철 후보조는 1,675표(47.18%)를 받았다.

김동명 위원장 당선인은 “당당한 현장의 힘으로 한국노총 제28대 위원장에 당선됐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한국노총 조합원의 승리”라며 “어떤 고난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현장과 조합원을 지키겠다. 소통하는 민주주의로 2,500만 노동자의 중심, 한국노총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동명 위원장 당선인은 “조합원을 지키고 우리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대화든, 투쟁이든 현장과 함께하겠다”며 “노동자,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총. 노동자 중심의 산업전환을 만드는 노총. 지역을 살리는 노총.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노총 제28대 집행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류기섭 사무총장 당선인은 “동지들의 선택은 반노동정권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명령”이라며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써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한국노총과 현장 동지들을 위해 제 한 몸 헌신하겠단 다짐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류기섭 사무총장 당선인은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정책과 노동개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한국노총과 회원조합이 강력한 투쟁으로 저지하고, 나아가 노동이 주도하는 범국민회의와 연대 활동을 통해 사회 대전환의 시대에 노동의 중요성을 친재벌 및 반노동자 세력에 인식시켜야 한다”며 “현장 속에서 현장과 함께하는 한국노총, 2,500만 노동자의 중심이 되는 한국노총 건설에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노총 28대 위원장 당선으로 현직 위원장인 김동명 당선인은 16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한국노총 위원장이 됐다. 김동명 당선인에 앞서 이용득 전 위원장이 20·21대 한국노총 위원장을 연임한 바 있다. 

김동명·류기섭 당선인이 대정부 투쟁을 예고한 만큼, 노정 관계는 강 대 강 대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선거인대회 정견 발표에서 김동명 당선인은 “새로 선출될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노동 탄압에 맞설 투쟁 지도부“라며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 광풍이 아무리 거세도 목숨을 건 저 김동명의 투쟁 의지는 결코 꺾을 수 없다. 단 한 명의 조합원도, 단 하나의 조직도 반드시 지켜내겠다. 탄압에는 강한 투쟁으로, 억압에는 더 큰 저항으로, 투쟁하는 한국노총, 승리하는 한국노총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강한 대정부 투쟁을 위한 한국노총 내부 통합이 김동명·류기섭 당선인의 중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명·류기섭 당선인은 ‘조합원 신뢰와 조직 통합으로 한국노총의 투쟁 역량을 극대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선거 기간에 줄곧 밝혀왔다. 선거인대회 정견 발표에서 김동명 당선인은 “지금까지 저와 경쟁하며 달려온 김만재 동지, 박해철 동지, 이동호 동지, 정연수 동지 수고하셨다. 선거 기간 서로에게 쌓인 앙금 털어내고 전체 노동자와 한국노총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동지들과 약속 함께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정치권과 관계는 한국노총이 주도해 이끌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부 정치 방침과 입법 약속 이행 여부에 따라 정책연대를 맺겠다는 계획이다.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김동명 당선인은 대의원 투표를 통한 지지 후보·정당 결정을 추진한 바 있다. 김동명 당선인은 “(한국노총에서 요구한 노동정책 등을) 실천하고 결과를 가져오는 정당에 표를 주겠다. 야당에는 총선 전까지 정책 협약대로 결과물을 만들 것을, 여당에는 ‘노동 탄압’과 ‘노동 말살’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겠다”며 “약속 안 지키고 말로만 떠드는 정당, 노동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정당, 그런 정당에 한국노총의 이름으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김동명·류기섭 당선인의 주요 공약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악에 맞서 한국노총을 상시적 대응기구로 구성 ▲한국노총이 주도하는 사회대전환 ‘범국민회의’ 구성 ▲노조 활동 활성화를 위한 타임오프 현실화 추진 ▲공무원․교사의 정당 활동 보장 등 정치기본권 확보 ▲광주형 일자리 완성과 지역 맞춤형 일자리 모델 추진 등이다.

김동명·류기섭 당선인은 첫 현장 행보로 18일 오전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현준) 여의도 집회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지부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본사 부산 이전’에 반대하며 17일 기준 224일째 투쟁 중이다. 김동명·류기섭 당선인 선거캠프 관계자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단지 산업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기관 정책의 주요 변곡점”이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선출된 한국노총 28대 임원의 임기는 오는 1월 24일부터 시작되며, 2월 말에 열릴 한국노총 대의원대회에서 이·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 아래는 김동명-류기섭 당선인의 기자단 일문일답
 

- 결선 끝 당선 배경은 뭐라고 보나?

김동명 : 잘 모르겠다. 어떤 드러난 성과보다는 현장과 신뢰를 지켜온 부분에 대한 믿음에 대해 (선거인단이) 지지를 보내줬다고 생각한다. 내가 승리한 게 아니다. 한국노총이 승리와 패배를 떠나서 가장 어려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노동인권이 후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막아낼 수 있는 저력, 신뢰를 인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상황을 안정적으로 다루고 미래로 갈 수 있는, 대화를 균형감 있게 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았을까 싶다. 

- 정부에 한마디 한다면?

김동명 : 강한 억압에는 더 큰 저항으로 맞설 것이다. 앞으로 미래를 가는 데서 여건이 조성된다면 대화도 아예 단절하진 않을 것이다. 

- 지금 가장 시급한 노동현안은? 

김동명 : 정부가 노동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에 법이든, 관행이든, 제도에 관한 것이든 노동에 대한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다. 

- 당선 후 첫 행선지는? 

김동명 : 산업은행 부산 이전 추진 저지 투쟁 현장이다. 어렵게 투쟁하는 사업장 중 하나다. 지금 한국노총은 투쟁이 큰 투쟁이든 작은 투쟁이든 투쟁이 중요한 국면이다. 첫 행보로 투쟁사업장에 가장 먼저 간다는 의미가 있다. 

- 이동호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의 취업비리 고소·고발 건 관련해 한국노총에서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후 결과에 따라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김동명 : 검찰 조사만큼 우리가 조사권이 없기에 어느 정도까지 조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다 드러나 있고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에 객관적 사실부터 명확히 해서 그에 대한 조처를 하겠다. 

- 지난 3년과 앞으로 3년은 어떻게 다를 수 있나?

김동명 : 지난 3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도력이 취약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재선을 했기에 경험도 쌓였고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고, 각오한 부분도 있어서 달라질 것이다. 또 투쟁하지 않는 지도부란 비판도 선거운동 중에 받았는데 투쟁 현장에 안 가본 적은 없다. 단지 전국적인 투쟁을 벌이기엔 상황이 어려웠다. 지금은 투쟁을 안 할 수 없다. 투쟁의 DNA가 확실히 살아 있고 얼마나 강력하게 투쟁할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주겠다. 

- 윤석열 정부에 맞서 민주노총과 연대 가능성은? 

김동명 : 구체적으로 협의된 것은 없지만 현 상황 자체가 노동이 같이 공격받고 있어서 노동으로 같이 힘 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만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논의할 기회를 가질 거다. 힘 모으게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 류기섭 사무총장 당선인, 소속 공공연맹 위원장직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어떻게 할 건가? 

류기섭 : 한국노총의 일이 워낙 중요해서 공공연맹 위원장직을 겸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를 할 예정이다. 

- 선거인대회에서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써 “과거의 사무총장과는 다른, 조직과 총국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피는 어머니의 리더십”을 말했다. 어떤 의미인가?

류기섭 : 한국노총이 투쟁적 부분 등을 해나가는 데 재정적인 측면이나, 이번 선거 과정에서 나온 한국노총 사무총국 내 각종 비리 등이 임기 3년간은 원천 차단될 수 있도록 사무총장의 권한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깨끗하고 투명하게 조직 운영 등을 해나가겠다는 차원이다. 재정적 부분이 투쟁이나 이런 부분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투명하게 관리하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는 뜻이다. 

- 윤석열 정부가 노조의 회계 투명성 문제를 거론하는데. 

류기섭 : 회계 투명성 관련해선 법적 범위 내에서 갖춰야 할 건 어느 정도 정비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데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정부 재정 지원 등이 끊길 것을 대비해서라도 그러한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가고 산별들의 동의, 공감대를 얻어서 각종 사업을 한국노총의 재정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같이 해나가는 쪽으로 만들어가겠다? 

- 3차전 선거를 치렀다. 다른 두 후보조와 힘을 모을 계획은?

김동명 : 선거 과정에서 경쟁했지만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같다. 윤석열 정부의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는 것도 같고. 미래로 가는 데 사회적 대화에 충실하겠다는 것도 같다. 당연히 뜻이 같은 노동이니까 하나로 통합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니까 경쟁한 것이다. 투쟁 현장에서 서로 덜 싸우려고 경쟁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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