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프랑스 자본의 지독한 대한민국 노조탄압
[기고] 프랑스 자본의 지독한 대한민국 노조탄압
  • 참여와혁신
  • 승인 2023.04.07 16:14
  • 수정 2023.04.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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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노리카코리아의 한국 노동자는 살아남아야 한다”
글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이강호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조 위원장

2006년 프랑스 유통 기업인 까르푸는 한국에 큰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외화를 밀반출해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한국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탄압해 노동시민사회에 비판을 받은 것이 기폭제가 됐습니다. ‘송곳’이라는 웹툰과 ‘카트’라는 영화로 만들어져 여전히 우리의 기억 속에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2023년을 사는 우리 곁에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시바스리갈, 앱솔루트를 유통하는 글로벌 주류 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는 같은 프랑스 자본으로 까르푸의 지난 노동탄압 바통을 이어 받았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노동조합을 척결의 대상으로 여기고 긴 시간 동안 거침없이 탄압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으로 조합원을 밖으로 내보내고, 위원장을 15개월 동안 대기발령 하며, 각종 갑질과 직장내 괴롭힘으로 노동조합을 끊임없이 괴롭히다 단체협약마저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노동조합 사무실을 폐쇄 조치했습니다.

7년간의 임금협약 미체결, 6년간의 단체협약 미체결이라는 전례 없는 노사관계 속에 프랑스인 대표이사는 교섭 결정권이 없고 아시아 본사인 홍콩에 결정권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전직 대표이사는 국회 국정감사에 불려 나가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고, 출국금지 조치까지 거론되자 바로 다음 날 프랑스로 출국해버립니다.

한국의 고용노동부는 불공정하다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이 외국계 회사에게 한국은 그다지 위협적인 나라가 아닙니다. 대표이사가 여성 직원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일어나도 당당합니다. 든든한 국내 대형로펌에게 큰돈을 들여 일을 맡기면 된다는 믿음이 있나 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우리 노동조합은 노동권의 최후 보루인 조합원 총파업으로 작년 2022년 11월 28일부터 맞서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단체행동권이지만 회사의 무차별 대응에 출구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프랑스 자본의 한국 노동조합 분쇄 역사가 우리로 인해 되풀이될 순 없습니다. 더 처절하게 싸워서 한국의 노동권도 프랑스만큼 보호받는다는 역사로 기록되고 싶습니다. 더는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라는 드라마나 웹툰 속의 대사가 외국 자본에 짓눌린 한국 노동자의 자조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한국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구합니다. 저희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도록 함께 싸워주실 것을 간절하게 외칩니다. 또한 폭력적인 외국 자본에 무너져 가는 한국 노동자를 정부와 국회가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수년에 걸쳐 피폐해진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 노동조합이 끝까지 투쟁을 완주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후원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며 다시 파업의 현장으로 가겠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노동조합 투쟁 후원하기 ▶ 우리은행 1002-059-944112 이강호(PR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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