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노련, 요즘 뭐 읽니?
공공노련, 요즘 뭐 읽니?
  • 최은혜 기자
  • 승인 2020.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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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읽니? ⑤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북커버 챌린지 ‘#7days7covers’가 SNS를 꾸준히 달구고 있다. 이 챌린지는 7일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좋아하는 책 표지를 SNS에 올리며 다음 참여자를 태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독서문화 확산이라는 목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인의 다양한 독서 취향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여와혁신>도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요즘 뭘 읽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 “요즘 뭐 읽으세요?” 답변은 다양했다. “갑자기 책이요?” “책 읽을 시간 없어요” 대부분 난색하다가도 어디선가 책을 한 권씩 꺼내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설명과 독후감이 없는 북커버 챌린지보다 재밌었다. 당시 반응도 좋아 연재 꼭지로 진행하기로 했다. 앞으로 노동조합에 국한하지 않고 노동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요즘 뭐 읽으세요?” 한국노총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을 찾아가 물었다. 총선 이후 바빠서 책 읽을 시간도 없다는 활동가들이 주섬주섬 자신이 최근에 읽은, 혹은 읽고 있는 책을 꺼내놨다.

박한철 공공노련 정책부장민주주의의 시간(정치 발전소 강의 노트 3), 박상훈, 후마니타스, 2017
박한철 공공노련 정책부장
<민주주의의 시간(정치 발전소 강의 노트 3)>, 박상훈, 후마니타스, 2017

“이 책도 괜찮아요? 민주주의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인데...”

책 표지에는 “민주주의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라고 돼있지만, 실제 내용은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민주주의의 개념을 좀 더 구체화한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노동의 입장에서 민주주의를 어떻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책이라고 볼 수도 있고요. 노동의 개념으로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챕터가 있다는 게 신선해서 이 책을 읽게 됐어요.

사실 정확하게 말하면 저자인 박상훈 교수가 민주주의와 노동을 결합했을 때 어떤 식으로 민주주의가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 한 챕터를 할애해서 내용을 서술했어요. 에이브러햄 링컨이 게티즈버그 전투 이후 “노동은 자본보다 우선한다”는 말을 했잖아요. 그게 지금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에 현판으로 걸려있거든요. 이 책의 내용은 그 연장선이라고 봐요. 사회 구성체 대부분은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예요. 그런 노동을 배제하는 정치, 박상훈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노동이 없는 정치는 결국 사회 구성원 대부분의 희망을 뺏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사회는 민주주의의 무너짐을 필연적으로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노동조합 활동가 입장에서,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박현수 공공노련 법규부장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 플랫폼을 뛰어넘는 궁극의 비즈니스 솔루션, 티엔 추오·게이브 와이저트, 부키, 2019
박현수 공공노련 법규부장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 플랫폼을 뛰어넘는 궁극의 비즈니스 솔루션>, 티엔 추오·게이브 와이저트, 부키, 2019

“4차 산업시대, 의식과 소비패턴, 경제생활 변화의 중심에 구독경제가 있는 것 같아요”

소비의 패턴이 ‘소유’에서 ‘구독’으로 전환됐다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과거에는 학생들한테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경찰, 의사, 판사 같은 직업을 말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장래희망 1순위예요. 과거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축적하기 위한 생산수단을 확보하는 것이 재화를 생산하는 유일한 길이었다면, 공유와 구독이 일반화된 오늘날에는 다수의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어 제품과 서비스의 소비자를 다층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된 거죠.

내용의 대부분이 사례인데, 넷플릭스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사람들이 DVD를 구입해서 콘텐츠를 소유하고자 했다면 요즘은 넷플릭스에서 월정액으로 결제하고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거죠. 이게 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인 거죠. 이제는 다수한테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영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양석 공공노련 정책2실장세계 석학들이 내다본 코로나 경제 전쟁, 폴 크루그먼·제이슨 퍼먼 외 3명, 매일경제신문사, 2020
조양석 공공노련 정책2실장
<세계 석학들이 내다본 코로나 경제 전쟁>, 폴 크루그먼·제이슨 퍼먼 외 3명, 매일경제신문사, 2020

“코로나19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고른 계기인데요”

코로나19로 두 달 넘게 마스크를 신체의 일부처럼 착용하고 있고 또 코로나19에서 촉발된 육아 문제로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코로나19로 큰 변화가 생기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로나19로 생길 변화가 뭔지 궁금하더라고요. 코로나19 사태를 분석한 책을 검색하다가 ‘석학’이라는 단어와 ‘경제 전쟁’이라는 단어에 끌렸어요.

책의 저자들은 재정 확대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조언하더라고요. 일단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중소기업·소상공인 직접 지원’을 위한 재정 확대의 방향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 거죠. 함께 주목해야 하는 게 코로나19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는 경제구조 내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는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짧은 글을 모아놓은 책이라서 코로나19 이후의 산업구조 변화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못했지만, 고용보험제도 개선이나 일자리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의미 있다고 봐요. 이 책을 쓴 전문가들이 실직자를 위한 고용보험의 기간 확대나 가격 조건 완화 등 고용보험제도 개선을 제안하고 있거든요. 지금 우리도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 논의가 진행 중이잖아요. 전 국민 고용보험 가입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용이 유지돼야 한다는 책의 내용이 타당하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