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 철회해야” 서울 지하철노조 11월 9일 파업 예고
“인력 감축 철회해야” 서울 지하철노조 11월 9일 파업 예고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3.10.18 13:51
  • 수정 2023.10.18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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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서울교통공사 2,200여 명 감축안에 노동조합 반발
노조 연합교섭단 “공공장소 안전 위협, 중간착취 발생으로 사회적 악영향”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연합교섭단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 및 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연합교섭단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 및 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서울 지하철 노동조합이 인력 감축에 반대하며 오는 11월 9일 파업을 예고했다. 서울시와 사측이 서울교통공사 정원의 13.5%에 달하는 인력 감축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서울교통공사 노사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노동조합은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연합교섭단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인력 감축 저지 총파업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교섭단은 단체교섭권을 가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위원장 명순필)과 한국노총 공공연맹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위원장 이양섭)으로 구성돼 있다. 올바른노동조합은 이번 파업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연합교섭단은 “신당역·이태원 참사 등 최근 이어지는 공공장소 안전 위협 등에도 불구하고 전국 철도·지하철 운영기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2,000명대 인력 감축안을 강행하려는 서울시와 사측의 태도를 수용할 수 없다”며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더욱 중시해야 할 상황에서 서울교통공사는 안전보다 비용에 천착하는 경영기조로 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주화·도급화의 결과는 양질의 일자리를 나쁜 일자리로 대체하는 것”이라며 “실제 계약 비용 등을 고려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불분명하고 중간착취 발생으로 사회적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서울교통공사 사측은 ‘공사 적자 완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라’는 서울시 주문에 따라 서울교통공사 정원(1만 6,367명)의 13.5%에 달하는 인력 감축안을 연합교섭단에 제시했다. 자회사 위탁 등을 통해 2026년까지 총 2,212명을 줄이는 계획으로, 올해는 차량·승무 등 6개 업무 383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연합교섭단은 안전관 직결되는 상시·지속 업무마저 외주화하려는 것은 비난받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사측이 올해 외주화하려는 대상 업무 383명의 75%에 달하는 본선 차량관리소 196명과 기지 구내 운전 업무 90명은 지하철 안전에 필수적인 업무”라며 “지하철의 종합관제센터, 병원의 응급실과 같이 파업 시에도 업무를 100% 유지하라고 2008년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직권 결정한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합교섭단은 서울교통공사 적자를 인력 감축으로 해결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무임승차 등 교통 복지 정책으로 인한 손실을 정부와 서울시 재정 지원으로 해소해야만 만성 재정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공사 누적적자는 17조 6,808억 원에 이른다. 이중 무임수송과 환승 할인 등 정부·서울시 복지 정책으로 인해 벌어들이지 못한 수익, 즉 공익서비스 손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연합교섭단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당기순손실 중 공익서비스로 인한 손실 비중은 2017년 122.3%, 2018년 119.4%, 2019년 111.7%, 2020년 43.0%, 2021년 50.3%, 2022년 82.5% 등이다.

이양섭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위원장은 “‘MZ 노조’라 불리는 올바른노조 위원장이 보수 언론과 인터뷰에서 ‘기존 노동조합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파업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양대 노총 연합교섭단의 파업 찬반 투표와 향후 진행될 합법적 쟁의에 찬물을 끼얹었음에도 투표에 참여한 올바른노조 소속 조합원 46.2%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며 “인력 감축은 올바른 재정문제 해법이 아니라는 것을 서울교통공사 전 공동체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중대한 지표”라고 말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서울시와 공사는 교섭 중에 인력 감축을 기정 사실로 하고 하반기 신규 채용을 거부했다. 이대로라면 멀쩡히 정규직이 수행하던 상시·지속 안전 업무를 외주화해 고용의 질만 저하하고 정규직 청년채용만 400명가량 줄이는 꼴”이라며 “이는 2022년 하반기 채용을 하자는 노사 간 체결한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와 공사가 합의를 번복하고 약속을 무너뜨리며 인력감축만을 되풀이하는 것을 우리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은 수용할 수도 없고, 묵과할 수도 없다”고 했다.

내달 파업이 이뤄질 경우 수도권 지하철 1~8호선 운행률은 평일 기준 1~4호선 65.7%, 5~8호선 79.8% 등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양섭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연합교섭단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 및 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이양섭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 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서울교통공사 양 노조 연합교섭단 파업찬반투표 결과 발표 및 투쟁방침 공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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