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직, 임금교섭 잠정합의... 급식실 배치기준 등 과제 남아
학교비정규직, 임금교섭 잠정합의... 급식실 배치기준 등 과제 남아
  • 임혜진 기자
  • 승인 2023.04.17 18:38
  • 수정 2023.04.18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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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기 학교비정규직 집단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도출
성지현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 급식실 인원 배치기준 합의될 때까지 고공농성 계속
15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신학기 총파업 돌입! 1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요구안 해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지난 3월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3.31 학교비정규직 신학기 총파업 돌입! 17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요구안 해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학교비정규직과 교육부 및 17개 시·도교육청 간 집단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이 지난 14일 나왔다. 지난해부터 약 8개월간 본교섭 5차례, 실무교섭 21차례라는 역대 최장기 교섭을 진행한 끝에 나온 결과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임금교섭 타결을 촉구하며 총파업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기본급은 월 5만 원 정액 인상(학교 3월, 교육행정기관 등 1월부터 소급)된다. 이에 따라 교육공무직 1유형은 211만 8,000원, 2유형은 191만 8,000원의 기본급이 책정된다. 이 밖에도 ▲명절 상여금 20만 원 인상(연 160만 원, 올해 설날분부터 소급) ▲정기상여금 10만 원 인상(2023년부터 소급) ▲맞춤형 복지비 10만 원 인상 등이 잠정 합의됐다.

연대회의의 핵심 요구안인 ‘학교비정규직 임금체계 개편’은 노사가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월 1회 논의를 할 예정이다. 논의 결과 나온 노사 공동의견은 올해 집단 임금교섭에서 다룰 계획이다.

연대회의를 구성하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은 조합원 찬반투표 등 절차를 거쳐 잠정합의안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달 말 노사 단체협약 체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여성노동조합은 “교섭은 잠정 합의를 이뤘지만 지역 간 임금 격차, (임금체계 개편 위한) 노사협의체 구성, 학교 급식실 폐암 대책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며 “아직 해소되지 않은 학교비정규직 차별 문제와 처우 개선을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역대 최대 기본급 인상”이라면서 “노사 동수로 임금체계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면서 “그래도 월 1회 협의로 물꼬를 텄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노조의 요구안에 사측이 수용하지 않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이번 교섭 장기화를 초래한 원인으로 아쉬움이 남는다”며 “저임금을 고착화할 뿐 아니라 근속연수가 누적될수록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는 기본급과 근속체계, 직종 간, 지역 간 차별 문제도 임금체계 개선 협의를 통해 반드시 개선돼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성지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지부장이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성지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지부장이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연대회의는 지난 1월부터 각 시·도교육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통해 임금교섭 타결을 촉구해왔다. 특히 경기도교육청 앞에서는 성지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지부장이 고공농성을 27일째(17일 기준) 진행하며 임금체계 개편, 급식실 인원 배치기준 하향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성지현 경기지부 지부장이 고공농성을 실시한 배경에는 유치원방과후전담사 1유형 전환 요구가 있다. 유치원방과후전담사는 유치원 교육과정 이후 방과후 과정(저녁 돌봄 포함) 운영을 담당하는 교육공무직으로, 경기도만 2유형으로 분류되고 나머지 지역은 1유형에 해당된다. 따라서 동일 직종에 대한 지역 간 임금 차별이므로 1유형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성지현 지부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요구는 이번 교섭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는 현재 경기도 학교급식노동자 1인당 담당하는 식수 인원이 120~130명으로 노동강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100명 정도로는 낮추고 학교급식노동자 증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지현 지부장은 “급식실에 고령노동자들이 많다 보니 퇴사자는 계속 늘고 있지만 신규 채용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최근 급식노동자 폐암 문제도 거론되면서 급식실이 알악하고 나쁜 일자리라는 인식 때문에 더욱 채용이 안 이루어지고 있다. 급식실 인원 배치 기준을 하향 조정해 급식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지현 지부장은 향후 경기도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급식실 인원 배치 기준이 조정될 때까지 고공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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