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철도 노동자 ‘사상 첫 동시 파업’
20일 철도 노동자 ‘사상 첫 동시 파업’
  • 박완순 기자
  • 승인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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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노동자·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 동시 파업 돌입키로
철도노조, “철도안전 및 공공성 강화 문제 두고 합의점 찾지 못해”
철도노조 자회사지부, “2018년 노사전 합의 사항 지켜지지 않아”
11월 9일 철도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 철도노조
11월 9일 철도노조 총파업 결의대회 ⓒ 철도노조

철도노동자들이 오는 20일 파업을 예고했다. 이 파업은 철도공사 노동자들과 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이 함께 진행한다. 철도공사 노동자들은 10월에, 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은 9월에 경고파업을 진행했지만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오는 20일 파업을 결정했다.

모회사와 자회사 노동자들의 연대,
시민들에게 안전한 철도 공공서비스 제공하기 위한 파업

이번 파업은 철도공사 노동자들(이하 철도노조)과 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이하 철도노조 자회사지부)이 처음으로 동시에 하는 파업이다. 각각 교섭 창구는 다르다. 하지만, 철도노조 자회사지부도 철도공사에 문제 해결을 요구할 이유가 있다. 작년 직접고용과 처우개선을 위한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에서 원하청 노사협의체를 만들어 자회사 노동자들의 처우를 협의하라고 합의했기 때문이다. 원하청 노사협의체 당사자인 철도노조도 자회사 처우 개선 및 자회사 생명·안전 직군 직접 고용을 교섭 요구안에 포함시켰다. 이번 파업은 모회사 노동자들과 자회사 노동자들이 연대하는 공동 파업의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파업은 시민들에게 안전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철도노조와 철도노조 자회사지부의 공통된 요구가 있다. 철도노조는 2020년 4조 2교대제 시행을 위해 안전인력 충원을 요구했다.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2013~2017년까지 공공기관 중 산업재해 발생 1위 기관이었다. 철도노조는 이유로 장시간 노동을 들었다. 철도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은 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철도 이용 시민들의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철도노조의 분석이다.

철도노조 자회사지부는 생명·안전 업무 분야인 승무와 전기 업무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주장했다. 단순히 고용형태의 안정적 변화만이 아니라 철도 이용 시민들의 안전과도 결부돼 있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용하면 고용불안으로 사용자에게 안전문제를 제기하지 못할뿐더러, 실제 안전 문제 발생 시 적극적 대처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이유로 문재인 정부는 생명·안전 업무 분야의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실제 철도노조 자회사지부 소속 승무원도 같은 이유로 노사전 합의에 따라 직접고용 대상이 됐으나 아직 직접고용이 되지 않았다. 철도노조 자회사 지부는 사측이 서비스 업무라며 반대해왔다고 설명했다.

순탄치 않은 20일 파업 준비
조합원 두 명 목숨 잃고 파업 대체인력으로 군 병력 투입 논란

철도노조가 10월 경고 파업 이후 11월 20일 파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0월 22일에는 밀양역에서 철도노조 조합원 한 명이 작업 중 열차에 치여 사망하였다. 같이 작업 중이던 두 명의 노동자도 크게 다쳤다. 철도노조는 이 사망사고의 이유로 열차운행 차단 없는 작업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인력이 부족해 열차의 운행을 감시할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근본적 이유라는 입장이다.

10월 22일 사망사고에 이어 11월 11일에는 철도노조 지부대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철도노조는 “인사발령 문제로 현장소장과 갈등이 있었고, 고인이 평소 소장의 갑질 때문에 힘들어했다”며 “이는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죽음”이라고 주장했다.

11월 13일에는 철도노조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파업 군 병력 투입 중단을 요구했다. 철도파업 시 군 병력이 지속적으로 열차 운행을 위해 대체 인력으로 투입돼 왔다. 조상수 철도노조 위원장은 “철도노조가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필수업무유지 파업을 사회재난이나 비상상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군 병력 대체 인력 투입이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며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해하는 직권남용”이라 비판했다. “오는 20로 예고한 철도노조 총파업에 다시 군 병력을 대체 인력으로 투입한다면 국방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한,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군 병력의 민간 분쟁 투입은 철저히 법에 근거해야 한다”며 “단지 관련 면허를 가진 인원이 많다는 이유로 군 병력이 투입될 수 있다면 필수공익사업장인 병원 파업에는 간호장교를, 항공사 파업에는 공군 장교들을 투입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비판에 가세했다.

20일 파업 이전 갈등 조정될 가능성 낮아

11월 20일 철도노조 파업을 앞두고 조합원이 목숨을 잃는 사고와 파업 대체인력으로 군 병력 투입 등 여러 가지 일이 닥쳤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상황이 파업 이전에 철도 노사의 갈등을 완화할 길목을 없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11월 15일에 열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 조정될 여지도 부족해 보인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철도노조 자회사지부도 11월 12일 서울역에서 총파업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의지를 다졌다. 철도노조 자회사지부는 “코레일은 11월 7일 개최된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 합의 이행 의사가 없고, 11월 20일 철도노조 파업 이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협의마저 거부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 자회사지부와 자회사, 모회사인 철도공사와의 입장 차도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철도노조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파업 규모는 철도노조 조합원 2만여 명 중 필수유지업무제도 인원을 제한 1만여 명 정도로 예상된다.

철도노조의 요구안은 ▲총인건비, 연차보상과 명절상여금 등 정률수당급 정상화 ▲2020년 4조2교대 전환에 따른 철도안전 인력 확충 ▲자회사 처우 개선 및 자회사 생명·안전 직군 직접고용 ▲철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KTX-SRT 통합 등이다.

철도노조 자회사 지부는 ▲노사전 합의 이행 ▲합의 이행을 위한 원하청협의체 구성 ▲KTX·SRT승무원, 전기원 직접고용 ▲철도공사 동일 업무 근속대비 80% 수준으로 단계적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철도노조는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특별단체협약 관련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인 대비 찬성률 59.28%로 특별단체협약 관련 쟁의를 가결했다. 높지 않은 찬성률을 두고 파업 동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참여와혁신>과 통화에서 “낮은 편이긴 하지만, 지난 번(9월 달 임금단체협상 관련 쟁의 찬반투표, 당시 투표인 대비 73.44% 찬성률)보다 이번에는 투쟁에 좀 더 집중했고, 물론 여러 요인을 내부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도공사 노동자들은 한국철도공사에 고용돼 운전·승무·차량·시설·전기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철도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은 한국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테크, 철도고객센터 등에 고용돼 KTX승무·전기·차량정비·역무·고객센터 상담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철도공사 노동자들과 자회사 노동자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소속 조합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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