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노동자 "우리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싶다"
배달노동자 "우리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싶다"
  • 백승윤 기자
  • 승인 2020.08.12 14:02
  • 수정 2020.08.1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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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 배달노동자 참여
고용노동부에 노조설립 신고필증 즉각 교부 요구
12일 평화시장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13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발언 중이다.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12일 평화시장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13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이 발언 중이다. ⓒ 참여와혁신 백승윤 기자 sybaik@laborplus.co.kr

전태일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 배달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전태일다리로 올랐다.

12일 평화시장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13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위원장과 김용훈 조합원이 참여했다.

박정훈 위원장은 "전태일 열사처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고 싶지만 배달노동자는 그럴 수 없다"며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를 보호할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전국단위 노조로 인정받기 위해 7월 30일 고용노동부에 노조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배달노동자의 노동자성 인정과 노동3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지만, 서울시청으로부터 노조설립필증을 받아 서울 권역에서만 '합법노조'로 활동할 수 있다.

캠페인에 참석한 김용훈 라이더유니온 조합원은 <전태일평전> 중 '시위'에서 노동운동의 파급력을 다룬 부분을 낭독했다.

"억압자에 대한 오랜 굴종을 벗어던지고 1 대 1의 당당한 선전포고를 알리는 데모 행렬의 진군의 북소리는 일상생활의 비굴에 잠겨 있던 모든 민중의 피를 끓게 한다. 그들의 북소리는 착취와 억압이 심하면 심할수록, 강요된 민중의 침묵이 오래고 굳은 것이면 굳은 것일수록 더욱 크게 울려온다. 그리하여 억압자의 깊은 죄의식으로 신경과민이 된 귀에는, 그것은 자신의 종말을 알리는 불길한 '조종(弔鐘)' 소리로 들려온다. 억압자가 수백 명의 평화적인 시위 행렬을 탄압하기 위해 광분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들의 요구조건을 수락하는 양보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역사상의 모든 억압자들의 '양보', 민권의 '평화적'인 승리란 본질적으로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낭독을 마친 김용훈 씨는 "잠깐 구절을 읽어도 가슴에 와 닿는 게 많았다"며 "우리의 작은 소리가 큰소리로 바뀌기 전에 잠재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힘들게 일하는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캠페인은 "라이더유니온 노조설립 신고필증 즉각 교부하라" "플랫폼도 노동자다. 노동자성 인정하라" "어려운 이웃 먼저, 힘든 동료 먼저, 함께 살자"는 구호와 함께 마무리됐다.

다음 주 수요일(19일) 열릴 14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청년유니온이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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