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동자들도 전태일 잊지 않았다”
“일본 노동자들도 전태일 잊지 않았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0.07.22 15:22
  • 수정 2020.07.22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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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50주기 캠페인, 한일노동자연대기록모임 참가
스즈키 아키라 씨가 7월 22일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전태일평전을 낭독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한국과 일본의 노동자연대기록모임이 7월 22일 전태일다리를 찾았다. 11차를 맞이한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한일노동자연대기록모임이 참여해 전태일평전을 낭독했다. 한일노동자연대기록모임은 한국과 일본의 노동자 역사를 연구하고 기록하려는 모임이다.

1970년대 후반 일본에서는 이소선 어머니를 다룬 영화 <어머니>를 제작했다. 회기록에 따르면, <전 태일>, <불 꽃>, <죽음의 항의> 등 영화 제목 후보가 많았으나 토론 끝에 전태일의 어머니이고 당시 노동운동의 상징이었던 이소선 어머니를 내세우기 위해 <어머니>가 되었다고 한다.

‘"없는 자’의 설움, 그것을 어머니는 안다.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그 서러운 ‘없는 자’의 대열에서 내 아들만은 벗어나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알기 때문에 또 한편, 내 아들이 스스로도 없는 자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없는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않고 마음 아파한다는 사실이 대견하기도 하였다. 가슴속으로 뜨거운 것이 훑고 지나갔다. 결코 부끄러운 자식이 아니다. 남들이 다 뭐라 해도 자랑스런 아들이다. 가난한 자의 설움, 그것을 누가 알랴? 내 아들인 네가 알아주지 않는다면 누가 알아주랴?" _전태일평전 183쪽

전태일평전을 낭독한 스즈키 아키라 씨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일본자본 아래서 일했던 한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일본은 일방적으로 자본을 철수했다. 한국 노동자들은 일본자본의 책임을 촉구하며 일본으로 건너간 후 일본노동자들과 연대투쟁을 했었다”며 “그 투쟁을 계기로 일본의 노동조합들이 한국을 찾아오기 시작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일본 노동자들은 전태일의 정신을 잊지 않았다. (전태일 정신 속에) 성장한 한국 노동조합에게 배우고자 만나고 있다. 이런 연대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에게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일노동자연대기록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형숙 성공회대 사회학 박사도 “전태일과 이소선 어머니의 모습은 (일본에서) 한국 민주화의 상징으로 기억됐다”며 “한일간 지속되는 민중들의 연대는 노동자들이 주인 되는 사회로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7월 22일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이 열렸던 오전 11시의 전태일다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젖은 전태일동상의 손에 누군가 장미꽃을 놓았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 기자 hnkang@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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