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11번 버스에 탑승한 전태일을 상상하다
6411번 버스에 탑승한 전태일을 상상하다
  • 강한님 기자
  • 승인 2020.07.15 15:40
  • 수정 2020.07.15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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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50주기 캠페인, 노회찬재단 참여
‘쿨한 연대’, 나눔과 연대의 새로운 도전
7월 15일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노회찬재단이 함께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기자 hnkang@laborplus.co.kr

"버스값을 아껴서 걸어갔던 전태일이 오늘 6411번 버스에 탑승합니다. 그 전태일에게 노회찬 의원이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넵니다. 전태일은 “이게 웬 장미꽃이냐”고 묻습니다. 노회찬 의원은 허허 웃으며 “그냥 오늘 하루 힘내시라”고 답합니다."

황복연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 운영위원장이 전태일다리에서 했던 상상이다. 7월 15일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는 노회찬재단이 참여했다. 10차를 맞은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은 매주 수요일 전태일다리에서 열린다. 노회찬재단은 노래공연, 얼음물 나누기 등을 통해 캠페인에 함께했다. ‘풀빵과 장미의 만남’이라는 주제였다.

조돈문 노회찬재단 이사장은 “50년이 흘렀고, 전태일다리 건너편에는 우람하고 높은 건물이 있다”며 “국민소득은 10배 이상 늘어났다는데 노동법도 노사관계법도 노동자를 보호해주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그는 “오직 노동조합만이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덧붙였다. 오는 7월 23일은 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김현성 가수가 7월 15일 전태일다리에서 전태일평전 237쪽을 낭독하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기자 hnkang@laborplus.co.kr

이날 캠페인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에서는 전태일평전 낭독과 노래공연이 있었다. 공연을 진행한 김현성 가수는 “(오늘 들고 나온 전태일평전) 책표지를 보니 아마 30년 전 쯤 같다. 처음 읽고 밤새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며 “어떤 사람들은 바보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고 생각하지만 바보들이 선택한 길은 세상에 깊은 의미를 준다”고 말했다. 김현성 가수는 김광석이 부른 노래로 유명해진 <이등병의 편지>의 작사가이기도 하다.

7월 15일 전태일다리에서 김현성 가수가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고 있다. ⓒ 참여와혁신 강한님기자 hnkang@laborplus.co.kr

2부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이 공동으로 ‘쿨한 연대’를 제안했다. ‘쿨한 연대’는 배달·택배노동자 등 야외 노동하는 노동자들에게 ‘쿨(cool)’한 얼음물이나 음료수를 나누는 캠페인이다. 본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에서 진행하던 사업이었으나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과 함께하게 됐다.

황복연 노회찬재단 6411사회연대포럼 운영위원장은 “어렵고 묵직한 개념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연대의 방식을 많이 고민하고 있다”며 “사회연대는 실현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있도록 가까운 곳부터 실천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미경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혹서기가 다가오는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다가 쿨한 연대를 시작했다”며 “저희가 내미는 손길이 여름날 소나기처럼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월 15일 전태일다리에서 배달노동자에게 얼음물과 장미꽃을 나눠주는 한 참가자 ⓒ 참여와혁신 강한님기자 hnkang@laborplus.co.kr

이날 캠페인은 참가자들이 전태일다리를 지나가는 배달노동자들에게 얼음물과 장미꽃을 나눠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아래는 ‘쿨한 연대’ 참가법이다.

-단체 사무실, 동네 아파트 공동현관, 본인 집 앞에 주1회(택배량이 가장 많다는 화요일에) 아이스박스를 비치하고 얼음물을 넣어둔다.

-아이스박스 옆에 사업취지를 알리는 홍보물을 비치한다.

-아이스박스, 홍보물, 얼음물이 모두 나오게 사진을 찍어서 #토닥토닥나눔연대 #혹서기쿨한연대 #택배배달노동자감사합니다 #6411사회연대 등을 해시태그로 달아 개인 SNS에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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