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자영업, 어찌할꼬?
[취재후기] 자영업, 어찌할꼬?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2.26 19:58
  • 수정 2021.02.26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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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자영업, 어찌할꼬?

코로나19로 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유동인구와 영업제한 조치는 매출에 직격탄을 날렸다. <참여와혁신> 2월호 커버스토리에서는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자영업자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그보다 왜 자영업자들이 경기가 휘청거릴 때마다 힘들 수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들여다봤다. 임대료, 프랜차이즈, 플랫폼, 정부의 자영업 정책들이 ‘장사할 맛’을 빼놓는 요인이었다. 이번 커버스토리를 취재한 기자들과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취재후기에는 손광모(이하 ), 강한님(이하 ), 임동우(이하 ) 기자가 참석했다.

 : 취재를 마친 소감부터 나누고 싶다.

 : 시기가 딱 들어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커버스토리를 준비할 때 마침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문제가 막 대두한 시기였다.

 : 취재를 통해서 자영업자가 가진 문제가 단순히 수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자영업자들이 가진 고충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 취재원 중에 코로나19 시기에 카페를 창업한 분이 있었는데, 그 분은 ‘지옥 같은 직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영업을 택했다. 평소 직장인들이 ‘때려치고 가게 하나 차리지’라고 버릇처럼 말하는데 정말 그런 분을 보니 뭔가 새로웠다. 사람들이 자영업을 택하는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나?

 : 크게 어려웠던 점은 없었던 것 같다. (하하) 시기가 시기인 만큼 자영업자분들을 만나서 취재하는 데는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다만 기사를 쓸 때 어려웠다.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정말 많았다. 한정된 분량으로 이를 다 녹일 수 없었다. 우리가 만난 자영업자의 이야기를 모두 다 다루지 못한 게 아쉽다.

 : 꼭 다루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 단순히 임대료가 비싸서 자영업자가 힘든 게 아니었다. 구조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었다. 두타몰의 사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우리가 임대 거래를 한다고 생각하면 집주인과 세입자만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전대차, 3자 거래가 있다. 전대차 거래에서 자영업자는 두 군데(임대인, 전대인) 모두 문제제기하고 이해관계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문제제기하는 기간 동안에도 월세 내는 날짜는 돌아왔다. 여기서 피해를 받는 건 자영업자뿐이다. 오롯이 자영업자만 책임지는 전대차 구조에 대해서 명확히 짚어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 폐업한 사람이랑 폐업 예정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못 다룬 게 아쉬웠다. 사실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가게들이 엄청 많다. 폐업 예정이거나 폐업한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취재해봤으면 좋을 것 같다.

또 취재원들이 다들 장사를 해서 인터뷰 중에 음식 만들러 가거나 주문 받으러 간 적이 몇 번 있었다.(하하) 아무래도 따로 시간이 내기가 어려워서 직접 가게에 찾아갔는데 그런 일들이 있었다.

 : 맞다. 머리 자르러 가고, 음식 하러 가고. 내 경우엔 자영업자가 기존에 다루던 전통적인 노동자가 아니어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알바를 쓰고 있는 사장님은 사용자이지만, 일정한 보호가 필요하기도 해서 애매했다.

혹시 또다른 아쉬운 점은 없나?

 : 헬스장 문제가 많이 회자되는데, 거기 취재를 못해서 아쉽다. 연락을 드렸는데 아쉽게도 받지를 않더라.

 : 우리가 이번 호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이 외식업에 국한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이 아닌 다른 업종의 이야기도 다양하게 많이 다뤘어야 하는데 아쉽다. 스터디 카페도 연결이 됐었는데 시간상 취재를 못했다.

 : 자영업의 범위가 너무나 넓다보니 그런 것 같다. 이번 호에서 생계형 자영업자를 주로 다뤘는데, 향후 대자본가로 성장할 자영업자도 깊이 있게 취재해봤으면 한다.

 : 또 다른 한편으로 자영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기사에 담아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 자영업과 관련해 어떤 부분을 추가로 취재하고 싶나?

 : 달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고 싶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할지라도 묵묵하게 일하는 사람들 말이다. 시계장인 같이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

아니면 동네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는 슈퍼들은 지역의 커뮤니티로 작용한다.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막걸리 사서 평상에서 나눠 마시는 그런 곳을 취재해보고 싶다.

 : 맞다. 이번 호 취재원들이 성미산 근처에 많이 있었다. 기사에서 크게 강조는 하지 않았는데, 자영업자들이 성미산 지역 네트워크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컸다. 플랫폼에 싸우고.

 : 아니 싸우지는 않았다.(하하)

 : 성미산에 플랫폼을 쓰지 않는 사장님들이 많았다.(하하) 프랜차이즈나 플랫폼이 하는 역할을 지역 네트워크나 지역 화폐가 대신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사회적 경제라는 주제와도 이어지는 것 같다.

 :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자영업자단체가 엄청 많이 만들어져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불만이 많아 보이는데, 이들과 정부가 대화를 어떻게 하고, 또 어떻게 자영업자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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