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세 개 노동조합, 왜 뭉쳤나?
코웨이 세 개 노동조합, 왜 뭉쳤나?
  • 정다솜 기자
  • 승인 2021.06.01 18:50
  • 수정 2021.06.02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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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투쟁 선포한 코웨이 노동자들
“회사는 노조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화 문 열어야”

[좌담] 코웨이 공동투쟁본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은 핵심 키워드가 됐다. 생활가전 렌털업계도 마찬가지다. 방문이 주를 이뤘던 서비스에서 자가관리형 제품 판매로 전략을 전환하며 비대면 시대에 발맞추고 있다. 고객 집에 방문해 생활가전을 설치·수리·점검해온 노동자들에겐 변화가 곧 고용불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노동조합도 총고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노동조건을 바꿔나가기 위해 생활가전 렌털기업 코웨이 노동자들이 하나로 뭉쳤다. 지난 1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이하 가전통신노조) 산하 코웨이지부(설치·수리기사), 코웨이 코디·코닥지부(방문판매점검원), 코웨이 CL지부(영업관리직) 등 세 개 지부가 ‘코웨이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를 구성한 것이다.

현장에서 직군 간 갈등을 겪기도 하는 이들이 왜 뭉치게 됐는지, 공통 고민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대화보다 법적 다툼 혹은 투쟁으로 풀어온 코웨이 노사 간 상생의 물꼬는 어떻게 틀 수 있을지 모색하고자 좌담을 진행했다. 임창경 코웨이지부 지부장, 왕일선 코디코닥지부 지부장, 서대성 CL지부 지부장과 지난달 24일 서울 서대문구 가전통신노조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현철 공투본 본부장도 함께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임창경 코웨이지부 지부장, 서대성 CL지부 지부장, 왕일선 코디코닥지부 지부장, 이현철 공투본 본부장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참석자>

이현철 코웨이 공동투쟁본부 본부장(가전통신노조 공동위원장)
임창경 코웨이지부 지부장
왕일선 코웨이 코디코닥지부 지부장 
서대성 코웨이 CL지부 지부장

자가관리형 제품 인기
방문점검·수리-대면판매 필요↓

- 자가관리형 생활가전 제품이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생활가전을 설치·수리·점검해온 코웨이 세 개 지부는 어떤 변화를 경험하고 있나? 

이현철 : 생활가전 렌털시장 규모가 10조 원이 넘었다. 2020년 기준 10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6% 성장했다. 전체 렌털시장 규모도 40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커지는 산업이 고용을 보장하진 않는다. 특히 생활가전 렌털시장에 자가관리형 정수기가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방문판매 점검원이 직접 방문해 필터를 교환하는 주기가 1년에 네 번에서 한 번으로 줄어들게 된 거다. 판매도 비대면,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웨이는 BTS라는 아이돌그룹을 모델로 세워 자가관리형 정수기를 많이 홍보하고 있다. 전엔 고객 집에 점검 갔다가 다른 제품 판매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회사가 온라인 쪽으로 판을 키우고 있어 판매수당도 많이 줄어들고 있다.

최근 회사 임원들과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회사는 방문판매 점검원들의 고용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 당장은 아니겠지만 노동조합도 향후 4~5년 안엔 총고용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올해부터 방문 가전서비스 노동자들의 총고용 문제를 이슈화할 계획이다. 가전통신노조는 민주노총의 11월 총파업과 연계해 관련 행동도 준비하고 있다.

왕일선 : 올해 초 업계 CEO들이 공격적으로 자가관리형 제품을 더 많이 출시하고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래도 자가관리형 정수기가 지난해부터 출시됐기 때문에 현장에서 고용불안이 그렇게 클까? 싶었다. 조합원들 생각은 어떤지 설문조사를 해봤다. 지난 4월 24~30일 조합원들(1,118명)에게 자가관리형 정수기 도입 후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는지 물어봤더니 86.2%가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코디코닥은 특수고용직이라 기술발전 등 산업 변화와 맞물려 언제든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단 불안이 크다. 조합원들은 빠르면 2~3년 안에 적어도 1/3 이상은 일자리를 잃지 않겠냐는 이야기길 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서비스 건당 수수료를 받는 코디코닥은 소득이 많이 감소해 이직하거나 퇴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서대성 : CL지부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넷마블이 코웨이를 지난해 인수하면서 컨설팅을 통해 코웨이 조직 자체가 비대하다는 것을 확인했을 거다. 회사가 CL조직에 압박하는 부분은 변칙영업이다. 변칙영업은 예를 들어 A고객이 집에서 정수기를 쓰다가 위약금이 없어지는 3년 뒤에 제품을 반환한 뒤 다른 식구 이름으로 정수기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 이러면 신규영업이 아닌데 신규영업 수당을 받기에 변칙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의 수익 창출에 반하는 행동은 맞다. 

그런데 투자회사 MBK가 7년 넘게 코웨이를 운영하는 동안 변칙영업에 대한 제재 기준은 거의 없었다. 말 그대로 투자회사라 실적만 잘 달성하는 조직장이라면 변칙은 눈감아주는 식이었다. 도로교통법을 개편하더라도 최소한 계도기간은 필요한데 회사는 노동자들과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변칙영업에 대해 징계하고 면직까지 단행하고 있다. 매월 10명 정도 팀장, 지국장들이 면직 수준의 징계를 받고 있다. 또한 이번 달부터 반기마다 정년퇴직자가 생기는데 회사가 지국과 팀을 합치는 데 관여하고 있다. 지국과 팀 수가 줄어들면 고용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임창경 : 우리도 체감한다. 자가관리형 제품이 많아질수록 설치·수리할 일이 줄어든다. 코웨이지부는 1년 10개월간 투쟁 끝에 특수고용직에서 정규직으로 지난해 8월 전환됐다. 하지만 업무는 그대로인데 정규직 업무시간에 맞춰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모든 일을 마치길 요구받는다. 초과노동을 하면 관리직들이 평가에서 감점한다. 신규채용도 없다. 노동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안전사고도 빈번하다. 인사 징계는 세 개 지부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문제다. 정규직 전환 이후 적응을 하지 못한 서비스 매니저 100명 이상은 일터를 떠났다.

세개 직군이 모인 배경
뭉쳐야 구조 바꿀 수 있어

- 코웨이 세 개 직군은 현장에서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갈등을 겪기도 한다. 고용불안 외에 직군 간 벽을 허물고 사측에 공동으로 대응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이 생긴 배경은?

서대성 : 회사가 세 개 직군 간 갈라치기를 통해 이윤을 창출해왔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부터다. 대표적으로 코웨이지부 투쟁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엔 CL조직이 있다. 회사는 직책전환을 통해 팀장, 지국장에게 수당을 지급하면서 서비스매니저 업무를 시켰다. 이 점이 코웨이지부에도 애로사항이었다. 또한 사측은 코디코닥이 근로자가 아니라면서 코디코닥에게 우리가 업무지시하길 요구한다. CL이 코디코닥에게 일을 시키는 입장이다 보니 권위의식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다소 있었다고 보인다. 사측이 노노 간 갈등을 유발하며 회사를 운영해왔기에 세 개 지부가 한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면 회사를 조금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왕일선 : 회사에서 용모 복장 관리 등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면서 지국과 총국의 평가 기준으로 삼게 한다. 코디코닥 관리를 CL의 평가 기준으로 삼으니 업무적으로 밀접한 두 직종 간 갈등 구조를 만든 셈이다. 만약 코웨이지부나 CL지부가 파업한다면 모든 고객의 불만은 코디코닥 감당해야 하는 거다. 

서대성 : CL은 평가에 따라 급여를 받는다. 평가 항목이 20개 정도 된다면 대부분 코디코닥 업무지시와 관련된다. 또 이번 달부터 리스크 평가라는 게 생겼는데 쉽게 말해서 코디코닥이 현장에서 클레임을 받았을 때 우리가 100점 만점에 20점까지 점수를 깎을 수 있다. 코디코닥의 근로자성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CL이 지속적으로 코디코닥을 관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임창경 : 고객 배정 시스템 문제도 있다. 시스템상 고객이 무분별하게 가배정되면서 서비스매니저들이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 서비스매니저들이 처리하지 못하니 업무가 코디코닥 쪽으로 넘어간다. 마찬가지로 코디코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배정이 몰리니 다 처리가 안 된다. 이는 CL조직에 대한 평가로 이어진다. 세 조직 간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거다. 배정 문제를 풀려면 서비스매니저를 더 채용해야 한다. 인력 투입 없이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가 더 꼬이는 상황이다. 

- 코웨이 노사 관계는 대화보다 법적 다툼이나 투쟁으로 풀어왔다. 코웨이 노사 관계가 난항을 겪어온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임창경 : 코웨이는 노사관계에서 노동조합을 대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오늘(5/24) 세 개 지부 교섭 공문을 회사에 전달하러 갔다. 그런데 로비마저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더라. 결국 1층에서 회사 대표 대신 내려온 노무사가 공문을 받아 갔다. 지난 30년간 노동자인 서비스매니저를 개인사업자 취급하며 4대 보험 등을 보장하지 않았던 코웨이의 편법·탈법 마인드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다. 최근에도 깜깜이 노사협의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등으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의사결정 구조도 문제다. 넷마블이 코웨이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각자 대표 체제라 이해선, 서장원 코웨이 대표이사 위에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이 있다. 넷마블이 오케이하지 않으면 코웨이에서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러다 보니 코웨이가 자체적으로 노사관계의 변화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다.

서대성 : 코웨이에서 CL조직은 전체 매출의 80~85%를 올린다.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은 CL조직, 인사팀, 노무팀 등 각 부서에서 노사 간 문제가 생기면 그 위에 컨트롤 타워가 없다. 그래서 각 부서가 노동조합의 요구를 일정 부분 들어줬을 때 혹시 해당 부서가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기 바쁜 것 같다.

코웨이는 불법적 행위를 스스럼없이 보여왔다. 2017년 팀장, 지국장 임금개편이 있었다. 회사가 전국 4개 지부별로 지국장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다음 달부터 임금체계가 바뀌니 동의서에 사인하라고 했다. 보니까 급여 자체가 하락하는 체계였다. 우리가 이의를 제기하니까 MBO(영업목표)를 달성하면 급여가 더 올라간다며 동의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강당에서 못 나가게 했다. 이런 강제가 당연하다는 듯이 이뤄졌다. ‘아줌마 조직에서 너희가 알면 뭘 안다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이런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거다.

임창경 : 정부 책임도 있다. IMF 이후 특수고용직이 양산됐다. IMF가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노동자를 특수형태 고용이라는 이름으로 일하게 하나? 코디코닥지부도 노동조합 설립 신고증을 받는 데 100일이 넘게 걸렸다. 이런 문제를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해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코웨이 공동투쟁본부가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가전통신노조 사무실에서 <참여와혁신>과 좌담을 진행했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동시에 일손 멈추면
코웨이는 ‘올 스톱’

- 세 직군이 뭉쳤다는 것은 회사에 어떤 의미인가? 

이현철 : 노동자를 직군별로 나눠서 분할통치하며 무한경쟁을 통해 상대를 밟도록 하는 낡은 경영방식을 노동자들이 깨겠다는 의미다. 코웨이는 우량한 회사다. 노동조합이 경영분석해 보니 코웨이는 세 개 지부의 요구안을 받을 수 있는 튼튼한 재무구조를 갖췄다. 

- 세 지부가 동시에 일손이 멈춘다면 어떻게 되는 건가?

임창경 : 코웨이지부가 1년 10개월간 투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대체인력이다. 파업하면서 같은 노동자들이 어려움을 감수했다. 그래서 투쟁 강도를 더 높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CL지부 조합원들이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면 두 번 다시 대체인력으로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우리 조합에 전달한 적이 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이제는 현장 노동자들이 함께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세 개 지부가 함께한다면 회사 전체를 멈출 힘이 생긴다. 업계에서도 유일한 힘을 갖추고  회사에 유형·무형으로 큰 타격을 가할 것이다. 

서대성 : 지난해 코웨이지부 투쟁 때 일선 클레임을 코디코닥지부, CL지부에서 거의 커버했다고 보면 된다. 2016년 7월에 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 사건이 터졌다. 세 개 직군이 고객 클레임, 비난, 질타 등을 감수하며 현장을 수습했다. 당시 회사가 투입한 돈이 대략 1,000억 원이라고 했다. 노동조합이 반드시 파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 중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올 스톱이다. 

왕일선 : 코디코닥지부는 세 개 지부가 뭉쳐야 할 필요성을 가장 크게 느낀다. 코디코닥은 중간에 낀 입장이다. 서비스매니저가 파업해서 설치를 거부하면 코디코닥이 아무리 영업을 해도 제품을 고객이 이용할 수 없으니 소득이 감소한다. 또 지국장, 팀장들은 영업하라는데 안 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빠진다. 세 개 지부가 같이 움직일 필요성을 크게 체감하는 위치다. 

- 현장 정서도 지도부와 같은가? 지난 갈등의 시간을 공투본 출범이란 계기로 뛰어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 지부 간 완전한 화합을 100이라고 뒀을 때 현장 분위기를 수치화하면 어느 정도인가?

임창경 : 현장에서 나오는 말이 그렇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가슴으론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공투본은 구성돼 출발했다. 현장 정서의 정도 문제가 아니라 이미 출발한 상황에선 100을 기준으로 간다. 물론 현장 목소리는 계속 파악하고 있다. 세 개 직군 간 갈등은 노동자 탓이 아니라 회사 노무 정책의 문제다. 우리가 이 점을 잘 인지하고 함께 극복해 나간다면 100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자신한다.
 

공투본 첫 과제
세 직군 간 화합

- 코웨이 공투본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이현철 : 세 개 지부 조합원 수를 합치면 7,000명에 달한다. 그만큼 의견도 다양하다. 산업 변화에 따른 총고용 보장 요구 이전에 코웨이 노동자는 하나라는 단단한 인식이 이번 투쟁의 가장 큰 열쇠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풀리면 공투본의 3대 요구안인 ▲총고용 보장 ▲감정노동수당 지급 ▲임금체계 개편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본다. 그래서 지금은 직종 간 갈등을 넘어 코웨이 노동자는 하나라는 분위기, 투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관련 동영상, 카드뉴스 등을 공유하고 지도부들이 16개 지역을 나눠 세 개 지부 대의원들과 간담회도 계획하고 있다.

- 지부별 과제는 무엇인가? 

임창경 : 산업안전이 우선이다. 앞서 언급했듯 노동강도가 높아지면서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선 사다리에서 떨어져 머리가 깨지거나 다리가 골절되고, 서두르다가 지속적으로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사고예방을 위해 안전 사다리 지급, 위험한 업무 2인1조 작업 등 제도적 보호 장치가 따로 없다. 

또한 회사가 외주화했던 위험한 공사(난공사)를 내재화하겠다고 한다. 난공사는 예를 들어 공장에 정수기를 설치할 경우 가까이 싱크대 등이 없어 천장을 열고 호스를 연결해 물을 먼 데서 끌어와야 하는 등 규모가 큰 설치 공사를 말한다. 난공사로 인해서 사고가 자주 났고 아직도 병원에 누워있는 서비스매니저가 있다. 그래서 난공사를 외주화하겠다는 내용을 지난해 단체협약에 넣은 것이다. 그런데 회사가 이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서비스매니저에게 다시 넘기려 한다. 안전을 위해 만든 단체협약 목적을 어기는 거다. 이런 안전 문제를 반드시 풀기 위해 가전통신노조 차원에선 올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왕일선 : 코디코닥은 수수료 문제가 가장 크다. 업계 1위에 걸맞은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 같은 업계인 LG케어솔루션 노동자들이 받는 평균 수수료는 9,800원인데 코웨이는 7,300원에 불과하다. 

서대성 : 정직원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찾는 것이 목표다. 팀장, 지국장들은 코디코닥부터 시작해 올라온 케이스다. 정직원으로 전환 이후에도 기본급이 1년마다 퍼센트가 아닌 3만 원씩 오르는 것이 전부다. 팀장은 기본급 125만 원, 지국장은 180만 원부터 시작한다. 팀장들은 2~3년차까지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기본급을 받는다. 회사가 부여한 영업목표를 100% 달성했을 때 인센티브가 급여의 70~80%를 차지하다 보니 쉽게 말해서 본인이 제품을 떠안기도 하고 변칙영업도 하게 되는 것이다.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코웨이 공동투쟁본부 대표자들. (사진 왼쪽부터) 왕일선 코디코닥 지부장, 서대성 CL지부 지부장, 임창경 코웨이지부 지부장, 이현철 코웨이 공동투쟁본부 본부장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노사 신뢰관계의 시작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해야

- 코웨이 공동투쟁본부의 앞으로 계획은? 

이현철 : 5월 24일에 세 개 지부가 코웨이에 교섭 공문을 전달했다. 직접고용된 코웨이지부, CL지부 교섭은 회사가 안 받을 수 없다. 코디코닥지부는 최근 코웨이의 교섭 거부가 부당노동행위라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받았다. 코디코닥지부도 6월 말~7월 초엔 교섭이 열릴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세 개 지부 교섭 시작과 끝을 맞춰 공투본이 함께 투쟁하려 한다. 이런 시기들을 잘 맞춰나가는 것이 앞으로 중요하다. 가전통신노조도 공투본의 전략 수립부터 법률 지원까지 함께할 계획이다. 

- 지금은 쉽지 않지만 신뢰에 기반한 노사관계를 위해 필요한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나? 

임창경 : 코웨이지부 1기 수석부지부장에서 2기 지부장으로 당선되면서 처음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말이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였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회사가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기에 먼 약속이 됐다. 우리도 대화와 타협으로 함께 문제를 풀어가고 싶다. 넷마블 최고경영진이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서 노사가 대화의 자리에 모여 합리적 방향으로 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길 희망한다.

왕일선 : 기본적인 이야기다.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회사가 존중해야 한다. 씁쓸하지만 세 지부장이 함께 있어도 회사 관계자가 특수고용직인 나한텐 안 오는 경우가 있다. 무시라고 볼 수밖에 없다. 모멸감을 느낀다. 

서대성 :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원칙이다. CL지부는 코디코닥지부의 교섭도 열리지 않는데 우리 요구안이 성사되길 추호도 바라지 않는다. 코디코닥지부 조합원들이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을 때 CL조직에도 여러 보상체계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코디코닥지부 교섭이 하루빨리 열리고 여러 요구안이 타결될 수 있도록 세 개 지부가 잘 뭉쳐 지원하겠다. 

이현철 : 노동조합을 카운터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노사관계 신뢰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회사가, 힘 있는 쪽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런데 회사는 아직 마음의 문을 안 연 것 같다. 그 문을 공투본이 올해 꼭 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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