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연결자들’을 만나다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 ‘연결자들’을 만나다
  • 이동희 기자
  • 승인 2021.07.19 00:05
  • 수정 2021.07.23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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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월간지를 발행하는 매체로서 매달 부딪히는 문제인데도 답을 찾는 건 늘 똑같이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참여와혁신>에서 흔히 특집으로 불리는 커버스토리에서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거나 정보만 나열하지 않습니다. 독자에게, 나아가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기에 커버스토리는 <참여와혁신>의 정체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매년 창간호에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는 다른 때보다 더 큰 숙제로 다가옵니다. 이번 17주년 창간호는 기나긴 숙제 끝에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걸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미덕이 된 우리 사회 모습을 돌아봤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단절이 익숙한 세상을 낳았고, 처음엔 갈팡질팡하던 사람들도 점차 단절이 익숙한 세상에 적응해나갔습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단절이 모두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디지털 전환, 산업 변화 등이 낳은 단절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존재해왔으니 코로나19가 이미 존재했던 단절을 더욱 가속화했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낙오를 경험하고, 고립 상태에 빠집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어떻게든 이겨내겠다고 고군분투합니다. 쉽게 좌절하고, 쉽게 체념합니다. 이런 사회를 돌아보면서 단절의 반대인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연결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들, 연결의 가치를 확대하려는 사람들, 연결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 우리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연결자들을 찾았습니다. 이들과 만남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는 연결이 많다는 것을, 그 연결의 고리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단절된 것처럼 보여도 사실 우리가 모두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총 22명을 만났고 15개 인터뷰가 책에 담겼습니다. 인터뷰는 우리 사회에서 빼놓고 말할 수 없는 △건강─연결의 마음 △교육─연결의 과정 △정치─연결의 확장 △환경─연결의 뿌리 △경제─연결의 포용 다섯 개 파트로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다섯 개 파트에 노동을 굳이 넣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만난 연결자들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누구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일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동이 ‘연결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나의 키워드로 꽉꽉 채운 인터뷰집을 만든 건 창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첫 시도가 더 의미 있는 다음 시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피드백을 부탁드립니다. 독자와의 연결을 기다리며, <참여와혁신>도 연결자로서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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