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자동차의 미래 노동의 지금
[취재후기] 자동차의 미래 노동의 지금
  • 손광모 기자
  • 승인 2021.05.07 13:22
  • 수정 2021.05.07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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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기] 자동차의 미래 노동의 지금

ⓒ 참여와혁신 강민석 기자 mskang@laborplus.co.kr

이번 5월호 커버스토리에서는 미래차에 대해 다뤘다. 당장 5년 전만 해도 미래차는 낯선 것이었다. 올지 안 올지, 온다면 언제 올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미래차 시대는 굳건하고 확실한 미래가 됐다. 그러면서 자동차로 먹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 한 구석에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미래를 지켜보는 노동의 지금은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커버스토리 취재를 마치고 기자들과 후일담을 나눴다.
* 취재후기에는 손광모(이하 ), 정다솜(이하 ), 임동우(이하 ) 기자가 참여했다.

➀ 취재 후기

: 먼저 소감부터 나누고 싶다.

: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지 이번 취재를 통해 알게 됐다. 자동차산업이 자동차를 넘어 한국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 이번 기획에서 부품사부터 폐차업까지 한 번에 정리했다. 산발적으로 미래차 관련 뉴스를 읽어 온 독자에게 한 번에 관련 이슈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평가한다. 개인적으로는 만약 차를 사게 된다면 전기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매연에 더 예민해진 것 같고 그렇다. 하하.

: 저는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자동차 매연과 엔진 떨림이 차로 일하는 분에게는 굉장히 큰 스트레스라는 점을 잘 몰랐다. 소비자 입장에서 다시는 내연기관차로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차 시대가 정말 확정적인 미래라는 느낌이 들었다.

➁ 미처 못 다룬 것들

: 이번 기획에서 더 다루고 싶었던 점이 있나?

: 개인적으로 기사를 짧게 썼다. 자동차 판매 부분에서 비정규직이 만들어진 배경이나 폐차업에서 기술적인 부분 등 취재를 하면서 취재를 더하고 싶은 부분이 생겼다. 이번에 운을 띄웠다면 앞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 기사를 쓰고 싶다.

: 특히 더 다루고 싶은 부분은 뭔가?

: 판매 부분이다. 금속노조 자동차 판매연대지회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자동차 대리점이 축소되는데 고용승계가 안 되고 있다고 한다. 지역에서 투쟁하고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다. 또 자동차 대리점의 구조가 기존에 취재했던 택배산업의 구조와 비슷했다. 현재 자동차 판매 현장의 투쟁 상황들을 취재해보고 싶다.

: 다수의 전문가가 미래차 시대에도 총고용은 유지된다고 말했다. 미래차 시대에 어떤 일자리가 생기고 어떤 산업이 나올지 취재를 해보면 어떨까 한다. 그 중에도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 제조서비스화) 이야기가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제조업에 머물렀던 자동차산업이 서비스업까지 확장된다고 하니까 호기심을 많이 자극했다.

: 저는 이번 취재를 사회가 기술의 진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읽을 수 있다고 본다. 기술이 정말 빨리 발전하는 데 비해 사회제도가 발맞추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세나 기본소득 등 대안적인 사회모델을 한 번 취재해보고 싶다.

: 한편으로 정부가 미래차를 위한 정책 많이 폈는데, 제대로 알지 못하니 정책이 부족하다고 퉁치는 것 같다. 미래차 관련 정책이 어떻게 간단하게라도 홍보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택배 노동자도 그렇고 부품사들도 정부 정책 몇 십 페이지 되는 거 일일이 읽기 어렵지 않나.

➂ 인상적인 말들

: 기억에 남는 취재원의 말이 있나?

: 정보의 비대칭화라는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이 머릿속에 남는다. 서로 뭔가를 공유하면서 창의적인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보는데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수평적이지 않다보니 창의적인 노동의 활로가 막혀 있다는 생각이 든다.

: 김성태 씨가 앞으로 전기차가 거대한 플랫폼이 될 거라면서 다양한 게임을 실감나게 하는 상상을 하지 않았나. 미래차 시대가 그려져서 인상에 남았다. 폐차업도 생각 난다. 우리는 지금 전기차 생산에만 신경 쓰고 있는데 내년부터 사는 전기차 배터리가 지자체 소유가 아니게 되면서 앞으로 폐배터리가 더 쏟아진다. 먼 미래도 아니고 굉장히 가까운 미래인데 대책이 없다는 점이 되게 놀라웠다.

: 그린뉴딜을 취재할 때 유럽에서는 자동차 부품을 최대한 재사용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사실 그게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폐차업 상황을 보니 이해가 제대로 됐었다.

: 전기차 모터가 수명이 40~50년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차는 10년이면 폐차한다. 그러면서 모터는 어떻게 더 쓸지 이야기가 잘 안 나온다.

➃ 미래차와 노동 사이의 거리

: 현장 노동자들에게 미래차 전환이 막막한 일로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나이가 많은 조합원들은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노동자들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지 않나. 하하.

: 여기서 노조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요즘 산별노조라는 키워드에 이제야 관심이 많이 간다. 산별노조가 개별 사업장을 넘어서 구조적인 변화를 추구하면서 조합원들도 주변에 대해 더 예민해지고 관심이 생기는 점이 있는 것 같다. 미래 산업과 관련해서 산별노조의 역할이 큰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산별노조가 그런 역할을 잘 한다고는 볼 수 있을까. 조심스럽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생각한다는 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 맞다. 그런데 커버스토리 취재가 마무리 될 쯤에 경남의 성우라는 전자업체가 금속노조에서 제안한 산별전환협약을 전국 최초로 맺었다는 소식이 나왔다. 노사가 함께 미래를 준비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한 번 취재를 해보고 싶다.

➄ 6월호 예고

: 6월호에는 어떤 내용을 다루나?

: 지역과 노동에 대해서 다룬다.

: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하하.

: 노동조합의 지역본부의 역할을 짚어보고, 지역과 노동의 연관성을 따져보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 : 너무 기대된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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