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귀금속 세공
포토에세이│귀금속 세공
  • 천재율 기자
  • 승인 2024.03.11 16:37
  • 수정 2024.03.13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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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3가역 근처에 있는 귀금속 거리에는 ‘이런 곳에도 매장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골목마다 수많은 귀금속 판매점이 있다. 투명한 유리로 돼 안이 훤히 보이는 매장에는 수많은 귀금속이 놓여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매장을 뒤로 한 채로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 보면 대부분 지하나 2층,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어려운 장소에 귀금속을 가공하는 공방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FM Jewelry’ 공방을 운영하는 채승모 사장은 시골에서 먹고살 것이 없어 공부시켜준다는 동네 친척을 따라 15살에 서울로 왔다. 10년 정도를 친척 집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했는데 이때 배운 일이 시계 광을 내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잔심부름부터 했다. 기술자들이 오전 작업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광 내기에 필요한 약품을 미리 사서 준비해두는 일이었다. 그렇게 작업장이 돌아가는 순서 하나, 하나 일을 배웠다. 전역한 뒤에는 중간상인도 해보고 시계를 만드는 큰 회사에도 들어가서 일을 했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시계 관련 일이 줄어들자 그는 세공 쪽으로 넘어오게 됐다.

그는 시계 일을 하던 기술자들이 세공 계통으로 넘어오면서 수준이 높아져 대우가 좋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기술자는 최대한 깎아내지 않고 광을 내는 사람이에요···귀금속이 아니라 예술작품을 만든단 생각을 하죠.”

사우디에 귀금속 수출 붐이 일었을 때는 며칠 밤을 새워가며 작업하기도 해보고, 결혼하면 기본적으로 금, 진주, 루비, 다이아몬드 등 네 종류의 예물을 하던 시기에는 “참 많이 일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하던 그는 최근에는 선호하는 귀금속이나 문화가 달라지면서 계속 일이 줄어 아쉽다고 했다.

자기에게 가장 중요한 장비를 몸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였지만, 오랜 작업으로 손가락 끝은 뭉툭해지고 어느 부분은 변형이 왔다. 앞으로 일을 한다면 10년 정도를 내다본다는 그는 의뢰받은 일을 마지막까지 기술자처럼 해나가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서울 종로구 봉익동, 2024.02.13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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