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건설노동자 서울에 모인다...16~17일 ‘총파업’
전국의 건설노동자 서울에 모인다...16~17일 ‘총파업’
  • 김광수 기자
  • 승인 2023.05.11 17:49
  • 수정 2023.05.1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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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건설노조 전 조합원 노숙 투쟁 예정
“윤석열 퇴진” “경찰 등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건설노조 투쟁선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건설노조 투쟁선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참여와혁신 천재율 기자 jycheon@laborplus.co.kr

건설노조가 오는 16~17일에 1박 2일 전 조합원 총파업을 진행한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위원장 장옥기, 이하 건설노조)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16~17일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16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 도심지에서 ‘양회동 열사 염원 실현 건설노동자 1박 2일 총파업 결의대회’ 본대회를 진행한다. 이후 용산 삼각지, 대통령 공관, 경찰청 등 정부 기관과 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를 대상으로 분산해 노숙 투쟁 후 다음 날 다시 집결해 총파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건설노조는 “7만여 명의 조합원이 모일 것”이라 추산했다.

앞서 노동절인 1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던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제3지대장이 분신한 바 있다. 양회동 제3지대장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일 숨졌다. 이후 양회동 제3지대장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 검경으로부터 범죄 혐의를 받아 분신한다. 노동 탄압을 자행하는 윤석열 정부를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공개됐고, 건설노조는 “고인의 유지를 따른다”며 투쟁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건설노조는 4일 결의대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목표로 투쟁할 것이라 전했다. 10일 민주노총도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노조는 오는 16~17일 총파업도 윤석열 정권 퇴진을 전면에 내세워 투쟁할 계획이다.

또 건설노조는 “총파업에 앞서 오늘(11일) 오후 6시 30분부터 경찰청 본청을 비롯한 전국 주요 경찰청 앞에서 건설노조만을 특정해 강압적 수사를 벌인 경찰 당국의 책임자, 윤희근 경찰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집회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에 대한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폭(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언급한 이후, 경찰은 성과자에게 50명 1계급 특진을 약속하며 ‘건설 현장 불법행위 200일 특별단속’을 진행 중이다. 건설노조는 “최근 화제가 되는 전세 사기에 30명의 특진이 배정된 것과 견줘 봐도 이례적이고 파격적으로 많은 숫자”라며 경찰의 수사에 건설노조를 탄압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망한 양회동 제3지대장도 특별단속을 통해 조사받던 중이었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단체를 구성해 상대방에게 압력을 가한다는 점에서는 조폭과 노동조합은 유사해 보일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조폭이 금품을 갈취하기 위해 그런 일을 한다면, 노동조합은 사용자보다 힘이 약한 노동자들이 단결해 힘의 균형을 맞춘 후, 교섭을 통해 상호 간 합의를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헌법에 보장되는 노동조합 활동을 조폭의 갈취와 동일시하는 무리하는 수사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경찰은 교섭을 위한 집회를 하겠다고 건설사에 이야기한 것은 '협박죄', 교섭을 통해 건설사가 채용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한 강요죄’,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을 받으면 ‘재산상 이익을 취하기 위한 공갈죄’라고 이야기하는 중”이라며 경찰 조사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이런 무리한 수사로 현재 16명이 구속돼 있고, 1,000여 명이 소환 조사를 받았다. 사무실 및 간부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14차례 이뤄졌다. 대부분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 업무방해나 공갈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통상 노동조합과 관련된 사건은 경찰의 지능범죄수사팀이 맡아왔다. 하지만 최근 건설노조에 대한 수사는 강력계에서 진행 중”이라며 “강력계에서 노동조합의 활동을 공갈, 갈취 등으로 내모는 비상식적인 압박 수사가 계속되니 양회동 열사가 죽음으로 내몰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향후 투쟁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앞으로 투쟁의 수위를 높여갈 것을 예고하며 “16일 이후의 투쟁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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