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상사로 성공하려면 2
[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상사로 성공하려면 2
  • 참여와혁신
  • 승인 2023.12.13 08:42
  • 수정 2023.12.1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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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인아
신인아
신인아

혹시 당신의 부하직원이 당신이 분명한 지시를 했는데도 그 지시를 한 번이 아니라 매번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처음에는 신입이니까 조직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여유를 부리지만, 같은 일이 3개월 넘어서까지 지속된다면 모든 것을 원점에 놓고 다시 돌아봐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어떤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분명히 그 문제를 일으킨 생각으로 문제를 풀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이 제안하는 해결 방법은 문제를 만든 생각이 무엇인지 보고 그것과는 다른 생각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방법을 문제 직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상사 또는 선배는 지시를 내릴 때 자기 경험에 비춰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준다. 물론 맨땅에 헤딩하라는 식으로 부하직원을 방치하는 이도 있지만, 적어도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라면 일의 진행을 돕기 위해서 이런 ‘친절’을 베푼다. 그런데 이 친절은 후배직원의 고생길을 미리 알아서 제거해 주는 배려를 의미하지 결코 후배의 마음을 배려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친절을 베푸는 사람은 상대가 그런 고마운 지시를 내리면 넙죽 받아서 고마움을 표현해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고마움은커녕 지시를 무시하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친구가 자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보면 황당하다 못해 자신을 상사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한국인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는 첫 번째 이유는 상대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느낄 때다. 무시는 상대가 그런 의도를 갖지 않고 아무리 설명해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매우 복잡한 감정이다. 무시했다는 것을 상대가 인정하면 쉽게 풀어지지만 대부분은 어떤 말이 상대를 무시하는 건지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가족관계에서 특히 밥상머리 교육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지 책 읽고 배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일까? 상대가 무시했다고 백날 상대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소귀에 경 읽기로 끝나기 십상이다. 상대가 나를 무시하고 있다고 느껴지면 가장 먼저 확인을 해봐야 할 것은 바로 내가 먼저 상대를 무시하지 않았는가다. 대부분의 상사나 선배들은 긴 설명은 생략하고 자기가 정답이라고 느끼는 것만 요약해서 말한다. 그러나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왜 상사의 지시가 정답인지 알 길이 없다. 한마디로 배경 설명도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꼰대식 지시로 들릴 수밖에 없다. 

무시는 드러내놓고 상대를 비하하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의 지시를 알아들었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토론을 통한 지시다. 

토론의 좋은 점은 상사가 처음부터 자기 생각을 정답으로 설정해 놓고 들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질문하는 것으로 접근한다. 그때 비로소 상사는 자신이 어떻게 접근했을 때 지시가 신입사원의 귀까지 도달하는가 볼 수 있게 된다. 이것을 확인하지 않고 공을 던지면 아웃이 되기 십상이다.
 

신인아는? 

한국과 독일에서 조직사회학을 전공하고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조직이 정형화된 위계질서의 모형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는 늘 숨 쉴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을 떠나야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 아침에 게재될 본 기고는 이들에게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내하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고 성장을 하는 조직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heein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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