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좋지 않은 리더와 좋은 리더의 차이
[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좋지 않은 리더와 좋은 리더의 차이
  • 참여와혁신
  • 승인 2024.03.06 07:45
  • 수정 2024.03.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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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인아
신인아
신인아

좋지 않은 리더가 조직을 이끌면 구성원들은 리더의 개인적인 성격을 눈치 보게 된다. 이들은 조직의 목표와 리더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도 조직보다 힘이 있어 보이는 리더 개인을 선택한다. 매우 정치적인 선택을 한다. 

일부 조직의 구성원은 리더가 본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보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리더가 개인의 출세욕 또는 명예욕에 휩싸여 있으면 그전에 아무리 비판을 잘 수용했던 사람도 순식간에 돌변한다. 아랫사람의 비판을 자기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무례로 해석한다. 단칼에 그 비판을 돌려보낸다. 사람들은 점점 자기 의견을 솔직히 말하지 않는 것이 조직에 남기 위한 필살기라는 걸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조직과 구성원과 관계는 몸과 마음의 관계와 같다.

마음이 리더라면 몸은 조직이다. 몸은 마음이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다 해낸다. 마음이 쉬는 것도 모른 채 몸을 몰아붙이면 몸은 어느 순간 질병으로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음을 나타내고 결별을 선언한다. 그때 비로소 마음은 몸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이는 조직의 구성원이 떠나는 현상이 결코 개인의 의지의 발현이 아니다. 조직이 아프기 때문에 구성원을 밀어내는 것이다.

힘이 있는 리더는 늘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명예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조직을 혹사시키지 않는다. 좋지 않은 리더는 조직이 뭘 원하는지 미리 물어보지 않는다. 사적인 욕망은 리더의 눈을 흐리게 만들기에 조직의 상황이 늘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행된다고 보는 묘한 확신이 있다. 그는 개인의 욕망을 조직의 목표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데 일가견이 있고 그것을 위해서 하는 자신의 결정은 무조건 옳고 정당하다는 오기를 갖고 있다. 

반면 좋은 리더는 조직의 목표를 설정하고 수행하는 데 있어서 혹시라도 개인의 오기가 작용할까 조심한다. 그래서 정직한 소통을 하려고 애쓴다. 여기서 정직하다는 것은 자신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보인다는 일상적인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자신의 개인적인 입장이 아니라 조직의 입장에서 모든 상황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것을 뜻한다. 조직은 투명하게 상황을 보지만 사람들은 개인적인 입장이 되면 무의식적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해석하기 위해 자신도 타인도 있는 그대로 못 보게 된다. 

리더가 됐을 때 가장 힘든 것이 바로 그 자리를 자신의 개인적인 이해관계와 연관시키지 않는 정직함을 간직하는 것이다.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정직하다는 것은 상황이나 사람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힘이 있는지 없는지를 정확하게 인식한다. 상대방도 그렇게 본다.
 

신인아는? 

한국과 독일에서 조직사회학을 전공하고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조직이 정형화된 위계질서의 모형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는 늘 숨 쉴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을 떠나야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에 게재될 본 기고는 이들에게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내하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고 성장을 하는 조직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heein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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