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조직에 대한 불신은 어떻게 생기는가?
[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조직에 대한 불신은 어떻게 생기는가?
  • 참여와혁신
  • 승인 2024.02.21 17:05
  • 수정 2024.02.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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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인아
신인아
신인아

불안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권위를 잘 신뢰하지 않는다. 권위가 자신을 보호해 줄 힘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조직이 직원을 보호해 줄 힘이 없다는 것을 IMF 때 경험했다. 

조직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이 조직 위에 군림하면 개인이 암세포처럼 느껴진다. 건강한 개인과 조직은 밀착된 소통을 한다. 서로의 약점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때그때 필요한 처방을 내리는 것이다. 누구는 무엇을 잘하고 누구는 무엇을 잘못하는지는 일을 해봐야 안다. 결코 이력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력서는 얼마든지 속일 수 있다. 조직은 구성원이 솔직하게 말했을 때 그것을 잘 받아줘야 한다. 

협력을 잘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잘 알고 개방적으로 일이 된다는 뜻이다. 개방적으로 될 수 있는 배경은 일로 인해서 자신은 피해를 보지 않고 오히려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없이 다른 사람의 일을 해결해 주는 행동은 협력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수준 높은 신뢰가 쌓인다.

좋지 않은 리더가 조직을 이끌면 무엇보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리더의 개인적인 성격에 더 눈치를 보게 된다. 이들은 조직의 목표와 리더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때도 조직을 선택하기보다 힘이 있어 보이는 리더 개인을 선택한다. 매우 정치적인 선택을 한다. 조직의 구성원 중에는 리더가 본래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보고 비판할 수도 있다. 

리더가 출세욕 또는 명예욕에 휩싸여 있으면 그전에 아무리 비판을 잘 수용했던 사람도 순식간에 돌변한다. 아랫사람의 비판은 자신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무례로 해석한다. 단칼에 그 비판을 돌려보낸다. 사람들은 점점 자기 의견을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조직의 필살기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리더와 조직의 구성원이 정작 조직은 보지 않고 그들의 개인적인 출세욕과 명예욕을 충족시키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이때 조직과 구성원과 관계는 몸과 마음의 관계와 같다. 마음이 리더라면 몸은 조직이다. 몸은 마음이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다 해낸다. 마음이 쉼도 모른 채 몸을 몰아붙이면 몸은 어느 순간 질병으로 더 이상 같이 갈 수 없음을 나타내며 결별을 선언한다. 그때 비로소 마음은 몸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한다. 이는 조직의 구성원이 떠나는 현상이 결코 개인의 의지 발현이 아니라 조직이 아프기 때문에 개인을 밀어내는 것이다.

힘이 있는 리더는 늘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명예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조직을 혹사시키지 않는다.
 

신인아는? 

한국과 독일에서 조직사회학을 전공하고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조직이 정형화된 위계질서의 모형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는 늘 숨 쉴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을 떠나야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에 게재될 본 기고는 이들에게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내하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고 성장을 하는 조직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heein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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