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리더십과 저항
[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리더십과 저항
  • 참여와혁신
  • 승인 2024.01.24 09:39
  • 수정 2024.01.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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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인아
신인아
신인아

리더가 결정을 내렸는데 직원들이 반발한다. 대개는 이 현상을 두고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고 해석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퇴직한 군 장교들이 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조직에서 저항이 생겼을 때 군조직의 통솔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한 것이다. 

실제로 군 출신이 기업의 CEO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리더십과 저항의 관계는 서로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의존적인 관계다. 저항이 있다고 해서 그 조직 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조직은 저항을 통해 창조적으로 되고, 저항은 리더십을 통해 조직을 위한 긍정적인 기운으로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항이 긍정적인 기운으로 변환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리더라면 일단 저항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는 눈이 필요하다. 저항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저항하는 측은 자신의 저항에 대한 명분을 말로 표현을 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진짜 이유는 숨긴다. 이들은 저항의 합리적인 이유는 조직의 리더가 올바른 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저항은 잘못된 것을 수정하는 정당한 행위에 속한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만일 리더가 조직에서 저항을 동의로 바꾸려고 할 때 이 말만 믿고 상대측을 설득하려고 하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저항을 하는 진짜 이유는 머리로 납득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저항할 때는 마치 저항이 논리적인 사고의 결과물처럼 말하지만 그 이면에는 오히려 감정적인 작용이 있다. 사람의 감정은 저마다 다르다. 자기가 생각하는 감정이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만이다. 많은 사람이 저항하는 것은 화를 내는 것과 같다. 화를 내는 모습은 불의에 대한 감정적인 표현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약함을 화로써 숨기고자 하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 

조직에 대한 불평불만 중에 가장 많은 것은 아마도 ‘내가 조직을 위해서 한 게 얼마나 많은 데 엉뚱한 사람들이 내 공을 가로 챘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이다. 

그러면 편 가르기가 일어난다. 누구의 공이 더 크고, 조직의 수장과 누가 더 가까운지를 찾아내기에 혈안이 되기 때문이다. 일보다 정치에 더 가까운 조직 분위기가 된다. 

여기에서 눈에 띄는 직원들도 있다. 이들은일이 재미있어서 할 뿐이지 그 보상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할 기회를 준 조직이 있기 때문에 늘 조직이 사라지면 자신의 일도 없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리더로서 늘 조심해야 할 것은 일만 하는 직원들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하는 일이 조직을 위해서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본인들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이들의 일이 갖고 있는 의미를 찾아준다면 이것이야말로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리더십이 있는 리더라면 저항에 직면했을 때 상대방의 약함이 그 원인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저항을 동의로 바꾸기 위해 먼저 상대방에게 자신감을 갖도록 도움을 준다.
 

신인아는? 

한국과 독일에서 조직사회학을 전공하고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조직이 정형화된 위계질서의 모형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는 늘 숨 쉴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을 떠나야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 아침에 게재될 본 기고는 이들에게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내하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고 성장을 하는 조직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heein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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