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는 있을까?
[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는 있을까?
  • 참여와혁신
  • 승인 2024.03.20 11:45
  • 수정 2024.03.20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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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인아
신인아
신인아

사람들은 문화가 ‘다르다’는 말보다 ‘틀리다’는 말을 사용하기도 다. 20년 전 처음으로 《한국인과 문화 간 소통》이라는 책을 공동 집필할 때 나는 이렇게 말했다. 틀리다는 편견에서 나오지만 다르다는 서로를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 지금 와서 다시 읽어보니까 웃음이 피식 나온다. 틀리다고 쓰는 사람이나 다르다고 쓰는 사람은 말만 다를 뿐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왜 굳이 그것을 구별하려고 했을까? 굳이 말한다면 지식인의 말장난이었을 뿐이다. 

말이 어떻게 나오든 상대방이 나와 함께 즐겁게 일하면 그게 전부다. 이전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랑 일하면 갈등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가능하면 나와 많이 다른 사람과 일을 하고 싶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상대도 갖고 있으면 서로 비교하면서 경쟁하게 된다. 그런데 상대가 갖고 있는 것이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임을 알게 되면 비교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니 경쟁도 하지 않게 된다.

요즘 직장에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도 서로 빤한 능력을 갖추고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확 다르면 그럴 필요가 없다. 왜 회사에서는 고만고만한 사람들만 채용하는 것일까? 그것은 경쟁을 시키기 위해서다. 이 또한 착각이다. 경쟁은 모두 죽게 한다. 서로의 고마움을 알게 해주는 협력은 지속적인 성공을 보장해 준다. 상대가 갖고 있지 않는 재능이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굳이 남들이 다 갖고 있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 돈과 시간을 끝없이 투자해야 하는 요즘 사회는 인간의 본성을 역행하고 있는 것 같다.
 

신인아는?

한국과 독일에서 조직사회학을 전공하고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조직이 정형화된 위계질서의 모형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는 늘 숨 쉴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을 떠나야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 아침에 게재될 본 기고는 이들에게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내하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고 성장을 하는 조직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heein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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