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직장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오는가?
[신인아의 보이지 않는 조직] 직장 스트레스는 어디에서 오는가?
  • 참여와혁신
  • 승인 2024.01.03 08:00
  • 수정 2024.01.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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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인아
신인아
신인아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이 많다. 모순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 연구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전시 상황이나 코로나 사태처럼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할 것으로 대개 생각한다. 그런데도 기꺼이 그 상황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몸과 마음의 부담이 있는 것을 알고도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들이 보통 사람과 다른 스트레스 유전자를 갖고 있단 말인가? 

스트레스는 묘한 특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트레스의 뿌리가 어디에 있느냐와 관련이 있다. 나의 경우만 봐도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관찰되는 메커니즘이 있다. 그것은 한마디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면서 기대했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그것이 분노 또는 실망으로 나타나면서 나중에는 작은 일에도 상처를 받게 되는 상황으로 들어간다.

스트레스가 생긴 뿌리는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본인은 자신이 하는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은 바로 이런 타인에 대한 배려 이면에는 상대방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 또는 물질적인 보상에 대한 기대가 숨겨져 있다. 스트레스는 본인의 계산과 실제로 나타나는 상대의 보상 간 갭이 생길 때 나타난다. 

이에 반해서 일의 출발이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기쁨이 되면 좋겠다는 이타주의에서 시작하게 되면 똑같은 스트레스적인 상황인데도 그것을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자기도 모르는 잠재된 능력이 문제해결을 위한 자원으로 동원되면서 창의적인 일을 하게 된다. 그로 인해 갖게 되는 즐거움과 기쁨을 보상으로 받게 된다. 그렇기에 나중에 오는 외부의 인정이나 보상은 개의치 않게 된다. 한마디로 설사 외부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해도 개의치 않게 된다. 

스트레스를 우리가 아는 스트레스와 다르게 대응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 종교적인 일을 하거나 이타적인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이 종교 단체가 아닌데 어떻게 이타적인 마음으로 일을 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이기적인 선택을 해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하느냐, 이타적인 마음으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오히려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는 발판으로 삼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다. 개인이 조직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순간은 조직으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자기 존재가치가 생긴다는 생각이 사라질 때다. 

미래의 직장은 스트레스가 사라지게 하는 곳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창조적인 일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푸는 것을 직원들이 스스로 체험하는 곳이 될 것이다.

 

신인아는? 

한국과 독일에서 조직사회학을 전공하고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을 하면서 조직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조직이 정형화된 위계질서의 모형에서 전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조직 안에는 늘 숨 쉴 공간은 항상 존재한다. 이것을 구성원들이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조직에 속해 있지만 조직을 떠나야지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수요일 아침에 게재될 본 기고는 이들에게 조직의 보이지 않는 공간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안내하면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숨을 쉴 수 있고 성장을 하는 조직 생활의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rheeina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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